국가정보원 고위 간부 출신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태구민(본명 태영호) 미래통합당 서울 강남구갑 당선인을 다시 한 번 저격했다.
김 의원은 28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20대 이후 대부분의 생을 안보 라인에서 보냈던 제가 20대 이후 대한민국을 증오하고 험담하는데 대부분의 생을 보냈을 분한테 한 소리 들었다”며 “웃고 넘어가려다 먼저 간 동료들이 생각나 한 자 적는다”고 운을 뗐다.
그는 “태 당선자는 제가 쓴 글 ‘그분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가 있어요. 있으면 스파이지요’를 ‘정보 있으면 스파이다. 알면 얼마나 안다고 운운하며’라고 해석했다”며 “제가 쓴 문장에 ‘알면 얼마나 안다고’로 해석할 수 있는 글이 있나. 저는 태 당선자가 북한 출신이지 북한 정세 전문가는 아닌 것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에 궁금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사실을 토대로 한 냉철한 분석과 전망’하며 운운한 것에 대해서는 한 가지 묻겠다. 정부기관이 갖고 있지 않은 김정은 신변에 관한 의미있는 정보가 있냐. 만약 있으면 연락 달라”며 “어떻게 획득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일생을 정보기관에 근무했던 사람으로서 제 발언에 대해 정중하게 사과드리겠다. 스파이 여부와 상관없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그러고 나서 저는 국정원과 통일부, 군·경의 북한정보파트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이라며 “태 당선자 한 명보다 못한 능력이라면, 그리고 태 당선자가 그 첩보를 어디에서 획득했는지 알지도 못하는 조직은 없애버리고 태 당선자께 그 예산을 다 드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제가 태 당선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태 당선자의 상상이나 의혹이 아니라 출처 즉 증빙할 수 있어야 한다”며 “정부가 확보한 출처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만한 출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내가 태 당선자를 믿지 않는 것은 정치 때문이 아니라 근거도 없이 혼란을 가중시키는 언행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 28일 태 당선인에 대해 “그분이 무슨 정보가 있을 수 있나. 있으면 스파이”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특이 동향 없음’이란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를 두고 “외려 대단히 이례적인 점이 많다고 판단된다”고 주장한 태 당선인의 의견을 반박한 것이다.
이를 놓고 태 당선인은 페이스북에 “저는 북한 내부 사정에 대한 견해와 분석을 통해 최대한 국익에 도움이 되고자 다양한 질문에 성심성의껏 답변드렸다”라며 “그런데 ‘정보 있으면 스파이이다’ ‘알면 얼마나 안다고’ 운운하며 저를 비방하는 일부 정치인과 관련자의 행태를 접하면서, ‘이런 것이 정치인가’라는 씁쓸한 생각을 지울 수 없다”라고 반격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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