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3일 국제통화기금(IMF)의 4월 세계경제전망 자료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는 작년보다 1.3% 줄어들 전망이다.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란 그 나라의 물가 수준을 반영해 국민의 실제 구매력이 개선했는지 나빠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IMF 전망대로라면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5.8%) 이후 22년 만에 첫 감소를 기록하게 된다. 한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2.2%)과 2009년(0.3%), 유럽 재정위기가 터진 2012년(1.9%)에도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가 줄어들지 않았다. 외환위기 이전에는 석유파동을 겪은 1980년(-3.2%) 한 차례만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해 한국 국민들의 생활 수준이 나빠진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는 코로나19가 대유행해 전 세계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졌기 때문이다. IMF는 한국만이 아니라 미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에서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가 줄어든다고 봤다. 미국은 6.4% 줄어들 전망이고 일본(-4.8%), 독일(-7.0%), 프랑스(-7.4%), 이탈리아(-8.9%), 영국(-7.0%)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 규모가 큰 주요국 중에서는 중국(0.9%)만 유일하게 예외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IMF는 올해 전 세계의 PPP 기준 1인당 실질 GDP가 4.2% 감소하나 내년에는 4.6% 늘어난다고 전망했다. 한국은 2021년에 3.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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