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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새 원내대표 누가 되나

주호영·권영세·이명수 출사표

권영세는 조해진과 손 잡아

김종인비대위 ‘찬반’ 당선 좌우

내년 4월 재보궐이 쇄신 성적표

새 대선주자 키워야 할 숙제도

서울 여의도 국회 미래통합당 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권욱기자 2020.4.21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을 환골탈태할 새 원내대표가 8일 선출된다. 주호영, 이명수, 김태흠 당선인에 이어 권영세 당선인도 출사표를 던졌다. 구도는 수도권(권영세)-충청(이명수·김태흠)-영남(주호영)이다. 하지만 당락은 전국위원회에서 추인된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찬반 여론이 가를 것으로 보인다.

새 국회 교섭단체 대표로 최고 권한
5일 통합당에 따르면 오는 8일 의원총회를 열고 5월 31일부터 새로 임기를 시작할 국회를 이끌 원내대표를 뽑는다.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로 국회 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 권한을 가지는 막강한 자리다. 당 최고 의결기관인 최고위원회에도 당연직 최고위원이 된다. 법안과 관련해 당론을 정할 의원총회와 원내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새로 열리는 국회의 상임위원회에 의원들을 배정할 힘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정책위의장과 보통 ‘러닝 메이트’로 함께 출마한다. 15인 이내의 원내부대표도 둘 수 있다.

수도권 1·충청 2·영남 1 '정책위의장' 변수
5명의 당선인이 원내대표에 도전할 전망이다. 이번에 대구 수성구갑에서 여권 대선주자인 김부겸 의원을 누르고 5선 고지에 오른 주호영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또 충남 아산이 지역구인 이명수 당선인(4선), 보령서천이 지역구인 김태흠 의원(3선)이 출마를 공식화했다. 서울에선 권영세 당선인(4선·용산)이 출마한다. 경남에서는 조해진 당선인(4선·밀양의령함안창녕)이 출마를 저울질했지만 이날 권영세 당선인의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을 맡기로 수락했다.

지역 구도만 보면 수도권 1명, 영남권 1명, 충청 2명이다. 원내대표는 당선인들이 뽑는다. 통합당은 이번 선거에서 지역구 84석을 얻었다. 이 가운데 영남권 당선인만 56명이다. 영남권에서 표를 많이 받는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영남권 인사가 원내대표가 되면 통합당이 영남권 중심의 지역 정당이라는 꼬리표가 또 붙을 수 있다.

막판 변수도 있다. 원내대표는 정책위의장과 함께 출마해야 한다. 출마가 예상되는 몇몇 의원들은 정책위의장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도권이 지역구인 심재철 현 원내대표도 당선 당시 영남권 인사인 김재원 정책위의장을 파트너로 잡으며 당선에 성공했다. 그만큼 정책위의장이 중요하다.



이에 영남권 출마자는 수도권 인사를, 수도권과 충청 지역 인사들은 영남권 당선인을 정책위의장으로 함께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권영세 당선인은 조해진 당선인을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팀을 꾸렸다. 5선 주호영 의원은 이미 비영남권 인사를 정책위의장 파트너로 정했다며 “등록할 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막판에 출마자들이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단일화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1대 국회, 어떻게 해야 하나 정치토론회’에서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생각에 잠겨있다./연합뉴스


'김종인 비대위' 찬성이냐 반대냐가 당락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과반이 참석해 투표 인원의 절반 이상의 표를 받으면 선출된다. 통합당은 총선에서 참패해 환골탈태하지 않고서는 2022년 여당에 맞설 대선후보조차 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뼈를 깎는 쇄신을 하고 내년 4월 예정된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자는 것이 통합당의 입장이다.

다만 쇄신의 키를 누구한테 주느냐를 두고 총선 이후 내분은 지속되고 있다. 현 최고위원회는 쇄신을 김종인 전 총괄선거대책위원장에게 맡기기로 했고 당 전국위원회는 의결했다. 다만 상임전국위는 당헌을 개정하지 않아 김종인 비대위의 기한이 현재 당헌에 기재된 8월 31일까지로 제한했다. 새 원내대표는 당헌을 개정해 김종인 비대위로 1년간 쇄신하든지 아니면 보수진영 내의 인사가 혁신하는 ‘자강’을 택해야 한다. 원내대표 후보인 주호영 의원과 권영세 당선인은 김종인 비대위에 찬성, 김태흠은 자강을 주장하고 있다.

당선인들도 당의 진로를 놓고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난달 28일 전국위원회에 앞서 열린 당선자 총회는 김종인 비대위에 대한 일관된 입장을 모으지 못했다. 이 때문에 초선 의원 22명은 8일로 예정된 원내대표 경선에 앞서 선거당일 토론과 정견발표,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해달라고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 당선인은 “당 차원에서 제대로 된 반성과 총선 분석이 되고 이를 공유하지도 않았다”며 “이런 상황에서 ‘김종인 비대위’냐 아니냐만 물으니 차라리 자강하자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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