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6,000억원대 환매 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을 수사하는 검찰이 앞으로 한 주 동안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 이종필 라임 부사장 등 핵심 피의자에게 정관계 로비 의혹을 집중적으로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과정에서 부실 펀드 설계·판매에 더해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또 현재 도피 중으로 알려진 라임 피투자사의 주요 ‘회장님들’ 검거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조상원 부장검사)는 지난 황금연휴에도 출근하며 라임 수사를 이어갔다. 검찰은 이 부사장의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오는 13일까지 강도 높은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부사장은 800억원대 횡령이 발생한 상장사 리드에 라임의 자금을 투자해주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검찰은 이 부사장에게 리드 관련 혐의뿐 아니라 라임의 펀드 수익률 돌려막기와 각 펀드 판매사의 투자자 대상 판매사기는 물론 청와대 관계자 등 공직자·정치권 인사들의 비호 의혹까지 캐물을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은 앞서 김모 라임 본부장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을 각각 조사하고 구속 기소하면서 로비와 비호 의혹과 관련한 밑그림을 그려놓았을 것으로 보인다.
역시 같은 날 구속기한이 만료되는 김 회장에 대해서도 서울남부지검으로 출정시켜 이러한 의혹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사장과 김 회장의 진술이 엇갈릴 경우 대질신문을 진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앞서 김 회장의 241억원대 수원여객 횡령 사건을 수사하는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일 김 회장을 수원지검에 송치했다. 수원여객 사건은 수원지검이 조사한 뒤 기소한다는 방침이다.
장 전 센터장에 대한 신병 확보 및 조사 가능성도 점쳐진다. 라임 펀드를 1조원어치 판매한 장 전 센터장은 라임 펀드가 부실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판매하고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한 후에도 은폐하려 한 의혹을 받는다. 또한 김 회장이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하기 위해 벌인 로비와 운영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이와 더불어 라임 펀드 자금을 받아 회사를 경영해온 에스모의 실소유주 이모 회장, 김모 메트로폴리탄 회장, 김모 리드 회장을 추가로 검거하는 노력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라임의 자금이 최종적으로 어디로 흘러갔는지 확인하려면 이들의 진술로 퍼즐을 맞춰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들은 코스닥 시장 등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왔기 때문에 별도의 연줄을 이용해 로비에 나섰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은 검거팀을 가동해 이 회장의 소재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해외도피 중인 것으로 전해진 김 메트로폴리탄 회장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조치를 해둔 상태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라임은 지난 2~3년간 급성장했고 김 회장이 전면에 등장한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는다”며 “이에 비해 다른 회장들은 시장에서 산전수전을 겪어왔기에 그들이 지금껏 관리해온 정관계 연줄로 사건이 비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