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간거래(B2C) 업종 국내 대기업 계열사 대부분이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제한 업종으로 지정된 가운데 정작 대표적 일본 고급 수입차 브랜드인 렉서스에서는 지원금을 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을 막으면서 정작 해외 업체들에는 쓸 수 있도록 해 ‘국내 기업 역차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특히 반일 정서가 강한 현 정부에서 재정이 10조 넘게 투입된 재난지원금으로 결과적으로 일본 기업을 돕는 꼴이 돼 아이러니라는 시각도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토요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인 렉서스 딜러사인 ‘L&T렉서스’는 최근 고객들에게 “서비스센터에서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L&T 렉서스는 차량 판매뿐 아니라 애프터서비스(A/S), 부품 판매 등을 담당하는 국내 최대 렉서스 딜러사다. L&T렉서스는 일본 토요타 통상과의 합작사로, 토요타 측이 지분 95%를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5%는 L&T렉서스 회장인 이재영 씨 몫이다. 다만, 렉서스 차량 구입 때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토종 브랜드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개인사업자가 운영하는 보증수리 센터인 ‘블루핸즈’에서는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지만, 직영 서비스센터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현대차 본사 측 고객센터 관계자는 “직영 센터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사용할 수 없다는 내부 지침이 이번 주 초 내려왔고, 그에 따라 안내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원 강모(37)씨는 “문재인 정부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결과적으로 일본 업체를 돕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아이러니가 가능해진 것은 애초 재난지원금의 사용처 선정에 정부가 ‘여기는 되고, 저기는 안 된다’는 식으로 일일이 간섭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재난지원금이 소상공·자영업자를 돕는다는 취지에 대기업 계열사 대부분을 사용제한 업종으로 정했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이마트 등에서는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다. 백화점(임대 매장 제외)에서도 쓸 수 없다. 백화점에 입점한 국내 업체 제품은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지만, 반대로 입점이 아닌 임대 형태로 들어와 있는 해외 고가 브랜드에서는 쓸 수 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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