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공인노무사 접수 인원이 전년 대비 25%나 급증했다. 문재인 정부의 친(親) 노동 정책으로 최저임금·부당해고·해고 예고 수당 등 근로자들의 노무관련 사건 수요가 늘었고 노동법 변경으로 단체협약·취업규칙을 바꾸려는 사측의 컨설팅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휴업수당·부당해고 등 관련 상담·사건 대리 건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노무 시장의 전망이 밝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2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올해 공인노무사 1차 시험 접수 인원은 총 7,788명으로 전년의 6,211명과 비교해 25.4% 늘었다. 중도에 원서 접수를 취소할 수 있어 잠정치이지만 7만1,969명이 지원한 1회 시험을 제외하면 사실상 역대 최다 기록이다. 노무사 접수 인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급등했다. 2016~2018년 4,700명대를 유지했던 접수 인원은 2019년 6,211명으로 1,500명 가량 늘었고 올해도 기록을 갈아치웠다.
문 정부 들어 근로기준법 등 노동법이 대폭 바뀌면서 노사 모두 노무관련 사건·컨설팅 수요가 늘어나 노무 시장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정부 들어 바뀐 근로기준법만 하더라도 △주 52시간 근로제(2조) △건설업 임금 지급 연대책임(44조의 2) △특별연장근로 인가 사유 확대(53조의 4) △공휴일 유급 보장(55조) △근로시간 특례업종 축소(59조) △직장 내 괴롭힘(76조의 2) 등에 달한다.
김도현 노무법인 유성 대표노무사는 “노동법 개정으로 인한 취업규칙·단체협약 개정 등 사측에 관련된 카운셀링 뿐만 아니라 해고예고수당·퇴직금 청구 등 근로자가 청구하는 사건 수요도 많다”며 “노동법이 강화되다 보니 근로자의 인식 수준이 높아져서 자연스럽게 회사의 수요로 연결이 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 19로 올해 노무관련 분쟁 건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긍정적인 관측도 돌고 있다. 우선 정부의 유급휴업수당 지원 정책인 고용유지지원금 조건이 대폭 완화되면서 관련 상담 건수가 많아졌다. 다만 ‘돈이 되는’ 부당해고·임금체불 사건 등은 잠잠해 코로나 19가 한 풀 꺾이는 하반기 이후 큰 장이 설 것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노무 시장은 경기가 아예 호황이거나 불황일 때가 대목’이라는 말에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최근 노무 시장의 호황에 변호사와의 직역 갈등도 있지만 노무사 업계에서는 “진입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임금체불 등의 사건의 경우 재판이나 노동위원회 중 한 곳을 선택할 수 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임료가 비싼 재판보다는 노동위원회를 선택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A 노무사는 “노동 전문 변호사로 수익을 꽤 내는 분들도 계시지만 전문 분야여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세종=변재현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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