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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日방역물품 지원에 "화해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 네티즌 폭발

경주시 日나라, 교토시에 방호복 방호안경 전달

주낙영 시장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 주는게 일본 이기는 길"

네티즌 경주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강력 비판 쏟아내

일본 나카가와 겐 나라시장이 경북 경주시가 보낸 방역물품을 받은 후 ‘감사합니다’란 팻말을 들고 서 있는 모습. /경주시 제공




한일간 외교갈등이 계속되는 시점에서 경주시가 일본 나라시와 교토시에 방역물품을 지원했다는 소식에 강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21일 경북 경주시는 자매결연 도시인 일본 나라시와 교류도시인 교토시에 각각 비축 방호복 1200세트와 방호용 안경 1000개씩을 보냈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달 말까지 자매결연 도시인 오바마시와 우호도시인 우사시, 닛코시에도 방호복 각 500세트와 방호용 안경 각 500개를 지원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은 한일 외교갈등이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인도적인 지원일지라도 필요한 상황이었냐고 강하게 따지고 있다. 정부마저도 일본에 대한 지원을 고려할 것이라는 관측에 “마스크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 충분한 물량이 준비된 물품이 있다면 참전용사 중심으로 지원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는 등 부정적인 입장을 취한 가운데 섣부른 일이라는 지적이다.

아울러 최근 일본 언론에서 한국이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하고 싶으면 ‘사죄먼저 하라’든지 ‘익명으로 하라’는 등 황당한 이야기가 쏟아지면서 일본에 대한 적대적인 반응도 늘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일본에 방역물품을 지원하지 말라는 청원을 올리고 이슈화되기도 했다.

이에 주낙영 경주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밤 사이 엄청난 비난과 공격에 시달렸다. 토착왜구다, 쪽발이다, 정신 나갔냐, 미통당답다 등등 평생 먹을 욕을 밤사이 다먹은 것 같다”며 “반일감정이 팽배한 이 시점에 굳이 그런 일을 했느냐는 비판은 겸허히 수용하면서도 시민들께 이해를 구하는 측면에서 설명을 드리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번 방역물품 지원은 상호주의 원칙하에 하는 것으로, 2016년 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을 때 경주는 일본을 비롯한 해외 자매·우호도시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대승적 차원에서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의 아량이고 진정으로 일본을 이기는 길이 아닐까”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중 적에게도 의료 등 인도주의적인 지원은 하는 법이다. 특히 나라시는 올해가 서로 자매결연을 맺은 지 50주년이 되는 해고 교토시와는 양국의 천년고도를 잇는 뱃길관광 크루즈사업을 협의 중”이라며 “신라가 삼국을 통일하고 300년 동안 한반도의 수도로서 찬란한 문화의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은 넓은 포용력과 개방성에 있었다. 복합적 관점에서 방역에 다소 여유가 생긴 우리 시가 지원을 하게 되었다는 점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22일 경주시 홈페이지에는 “소탐대실이다, 나라망신 좀 시키지 마라, 경주시에서 나온 돈이 시장돈이냐, 화해를 주선하는 자가 배신자다”라는 등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 페이스북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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