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가구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덕에 가정 수요가 늘면서 한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정부는 ‘재난지원금 특수’가 끝나는 하반기 이후 수요가 급감해 가격이 폭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정부는 한우 농가에 “공급을 조절해달라”고 당부했다.
2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이달 중순(1~20일)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2만152원으로, 1년 전 1만7,735원보다 13.6% 크게 올랐다. 앞선 3월에도 4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각각 6.6%와 13.5% 상승했다. 한우 양지 소비자가격은 5월 중순 기준으로 100g당 5,907원으로, 평년보다 400원 정도(6.7%) 비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원에 따른 일시적 수요 증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가격 상승이 공급이 크게 느는 와중에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올해 5월 중순까지의 한우 도축마릿수는 28만8,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특히 최근 4월과 5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2%와 13.4% 증가했다. 최근 한우 농가들이 가격이 오르자 생산을 늘린 탓이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전체적으로 한우 사육마릿수는 전년 대비 3.7% 늘어난 317만마리로 예상된다. 도축마릿수도 79만마리로 전년보다 3.3%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2021년 이후 큰 폭의 사육과 도축 한우 마릿수가 늘면서 공급 과잉이 예상된다.
하지만 올 하반기 이후 재난지원금 특수가 마무리되면 공급은 늘어난 상태에서 수요가 받쳐주지 않게 돼 가격이 급락할 우려가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최근 높은 한우 가격은 코로나19 영향과 재난지원금 효과에 따른 일시적 한우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라면서 “하반기 이후 어려운 경기 여건 하에서 공급은 증가하고 코로나19 특수상황에 따른 수요가 감소할 경우 수급 및 가격 불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에 생산자와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수급조절협의회와 현장 토론회 등을 열어 한우 공급 상황을 알리는 데 나설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암소 감축과 송아지 입식 조절 등 적극적인 사육마리수 조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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