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2일 정부가 추진 중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 규모에 대해 “35조 3,000억 정도로 맞췄다”고 공개했다. 이번 추경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 1·2차 추경을 통해 23조9,000억원을 편성한 것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특히 이번 추경액과 지난 1·2차 추경액을 합할 경우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28조4,000억원)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축하난을 전달하기 위해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정부는 역대급 규모인 35조3,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해 오는 3일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뒤 4일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강 수석은 김 위원장에게 “1차 추경은 90% 이상, 2차 추경은 거의 95%가 집행됐다”면서 “3차 추경은 6월에 꼭 좀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강 수석은 이후 “그동안 정부가 나름대로 국민들을 믿고 코로나 방역 조치를 했는데 이제부터는 경제 대표님(김 위원장)이 해주셔야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 김 위원장은 강 수석의 이 같은 설명에 “ 상당한 재정이 투입될 거라고 생각했다. 20조, 10조 가지고는 안 될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3차 추경은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 본다. 내용을 봐서 협조할 부분은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원 구성과 관련해서는 강 수석과 김 위원장이 대립각을 세웠다.
강 수석은 “대통령님은 5일 (국회)개원 연설하시려고 열심히 지금 문장도 다듬고 하는데…“라고 말끝을 흐리면서 상임위원장 배분과 국회 개원 등에 대한 문제를 꺼내들었다. 김 위원장은 이에 ”지난 30년간 국회가 관행으로 해온 대로만 하면 문제될 게 없는데, 거대여당이 포용적인 자세를 좀 취해주면 될 것”이라며 “강 수석께서 여당에서 영향력을 행사해가지고 빨리 이뤄지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의 3차 추경 6월 국회 통과에 대해 “야당과 상의도 없이 6월 안에 처리해달라는 것은 대강해달라는 것”이라며 “3차 추경의 대부분이 빚을 내서 하는 적자국채다. 국회가 거수기인가”라고 날을 세웠다. 주 대표는 의원총회에서도 “35조원이 작은 돈이 아닌데 재정건전성이나 효용성 없이 일방적으로 급하다고 내세우는 건 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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