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학대를 못 이기고 베란다 난간으로 집을 탈출한 9살 초등학생의 참담한 학대 사실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부모는 이 학생의 목에 쇠사슬을 채우고 쇠막대기로 온몸을 때리는 등 끔찍한 폭력을 저질러 온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추후 부모를 조사해 학대 사실을 정확히 파악할 계획이다.
11일 경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A(9)양을 두 차례 조사해 A양이 받아 온 학대 정황을 파악했다. 경찰에 따르면 A양의 친모는 불에 달궈진 쇠젓가락과 글루건으로 A양의 발등과 발바닥을 지졌다. 계부와 친모가 A양을 물이 담긴 욕조에 가둬 숨을 못 쉬게 한 사실도 확인됐다. 이들은 쇠막대기로 A양을 때리는 것은 물론, A양이 말을 듣지 않으면 쇠사슬로 묶은 후 자물쇠로 잠가 움직이지도 못하게 한 적도 있었다.
A양이 지난달 29일 거리에서 배회하다가 발견된 후 아동전문보호기관에 진술한 바에 따르면 A양은 위탁가정에서 2년간 생활했다가 2017년 복귀했다고 한다. 학대 피해 아동은 집 안에서도 혼자 다락방에 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관이 확인한 결과 A양의 몸에서는 여러 골절과 상처, 화상이 있었다. 심한 빈혈 증상과 함께였다. A양은 해당 기관에 “식사도 하루에 한 끼만 먹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끔찍한 학대를 당해 온 A양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지난달 29일 A양의 베란다 난간으로 집을 탈출하면서다. 당시 도로에서 배회하던 A양을 한 시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학대 증언을 뒷받침하는 쇠사슬, 자물쇠, 글루건, 프라이팬 등 여러 물품을 A양이 살던 집에서 압수했다. A양의 부모는 10일 신체 일부를 자해하고 투신을 시도해 응급 입원된 상태다. 경찰은 “추후 부모를 조사해 아동 학대 혐의를 더 확인하겠다”며 “현재 A양은 많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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