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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초 경제]긴급재난지원금에 오랜만에 돼지는 웃고 소는 울었다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자 마트를 비롯해 편의점, 전통시장, 식당 등이 북적댑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소상공인을 비롯해 전통시장이 매출 절벽에 내몰리고 존폐 위기에 처하자 지난 2월 3일부터 소상공인 사업장 300개와 전통시장 220개 대상으로 매주 실시하는 소상공인 매출액 조사 결과 소상공인 매출이 9주 연속 회복세를 보였습니다. 지난 8일에는 이 조사를 실시한 이후 감소율이 가장 낮아졌습니다. 정육점 사장님들이 “이제는 좀 살 것 같다”고 말하는 이유를 알 것도 같습니다.

재난지원금이 풀린 초기에는 편의점에서 와인이 많이 팔렸다, 소고기가 많이 팔렸다고들 하면서 마치 사치품을 산 것처럼 재난지원금 용처에 대한 우려도 나왔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쌀 판매량, 삼겹살 판매량이 증가했습니다. 이제 집에서 밥을 해 먹고 못 만났던 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고기를 구워 먹고 싶었던 것입니다. ‘혼곱(혼자 곱창 먹기)’ ‘혼삼(혼자 삼겹살 구워 먹기)’ ‘혼스(혼자 스테이크 사먹기)’ 등 ‘혼밥의 시대’라고 하지만 고기를 구워 먹는 행위는 누군가와의 만남이 있을 때 가장 보편적인 먹는 행위입니다. 비대면이 아닌 대면으로 만나고 싶었고 고기 구워 먹고 먹이고 싶었던 겁니다.

그런데 여기서 바로 또 시장의 원리가 작동합니다. 수요가 늘자 가격이 오른 겁니다. 시장이 활기를 되찾자 더불어 물가도 들썩인 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제공하는 가격 정보 제공 사이트 참가격에 따르면 돼지고기(100g 기준)은 지난 2월에는 2,000원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3,000원에 달합니다. 목살 역시 1,500원이던 가격이 현재는 2,600원 가량입니다. 소고기 1등급의 경우 2월에는 1만800원 가량이었지만, 현재는 1만1,400원이입니다. 재난지원금 지급 초기에는 1만1,700원 가량으로 뛰었던 걸로 확인되는데 처음에는 정말 소고기를 사먹었던 모양입니다.



이처럼 돼지고기 소비가 늘자 돼지고기 값은 오르고 있습니다. 대체재인 소고기를 처음에는 사먹다가 이제는 삼겹살로 수요가 옮아가니 소고기 값은 그동안 소폭 하락했습니다.

소고기 1등급의 경우 4월에는 100g 당 1만700원 가량이었지만,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초기인 5월에는 1만1,600원까지 상승했고, 삼겹살의 수요가 늘어난 6월 현재는 1만1,400원 가량으로 하락한 것입니다.

대체재인 닭고기도 살펴보겠습니다. 닭고기의 경우 하림 자연실록백숙 830g은 1월 8,100원 가량이었으나 코로나19가 확산되던 2월에는 7,600원, 3월에는 7,500원, 4월에는 7,300원으로 하락했다가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시점인 5월에는 8,200원 가량으로 올랐고, 6월 현재는 8,300원 가량으로 급등했습니다.

소고기를 사먹다가 돼지고기와 닭고기로 옮아 가니 소고기 가격은 하락하고, 돼지고기와 닭고기 가격은 오른 겁니다.

코로나19로 경제가 스톱된 것 같지만 재난지원금과 같은 경기 부양 트리거는 이처럼 다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작동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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