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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가 바꾼 유부남 라이프…‘줄서는 남자들’

13일 오전 7시 30분 영등포구의 한 스타벅스. 모자를 눌러쓰고 막 잠에서 깨 집에서 나온 행색의 남자들이 줄을 서 있다. 스타벅스 레디백을 받기 위해서다.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와이프’의 명을 받고, 또는 와이프를 위해 줄을 선 남자들이 대부분으로 보였다. 이들에겐 절대 어울릴 거 같지 않는 핑크색 레디백을 기다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와이프와 여자친구를 위해 스벅 굳즈를 구하는 남자들의 모습은 하루 이틀이 아니지만 올해 스타벅스 ‘프리퀀시 이벤트’엔 유부남 아저씨들의 참여율이 유독 높다. 가족들과 여행을 갈 때 간단한 짐을 담기 위해 레디백이 좋을뿐더러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아내 대신 줄 서기에 나선 남자들이 많아진 탓이다. 아울러 레디백을 자신의 공구함 또는 캠핑 용품을 담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선 남성들 역시 많다.

13일 영등포 한 스타벅스 앞에 개장을 기다리며 줄을 선 사람들./박형윤기자




온라인에도 남편이 받아온 레디백을 자랑하는 글들이 넘쳐난다. 강서구에 사는 김 씨는 “남편이 회사를 출근할 때 레디백을 받아서 퇴근할 때 의기양양하게 들어와 고마웠다”며 “입고 날짜를 내가 알려주면 남편이 출근하는 시간에 가서 받아왔다”고 설명했다.

남자만 줄을 서는 것은 아니다. 주부인 여성들이 ‘리셀’을 통해 차익을 남기기 위해 직접 나서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테라 카트’다. 하이트진로는 355mL 맥주 테라 36캔을 구매하면 테라 접이식 보냉카트를 무료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접이식 보냉카트 안에는 28L 보냉백도 함께 증정된다. 스타벅스처럼 장기간 쿠폰을 모으지 않아도 되니 직접 차를 끌고 가 차량에 맥주를 가듣싣고 돌아오는 주부들도 많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주부들끼리 단체로 마트로 와 트렁크와 뒷자석까지 테라 박스를 들고 가시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사이트를 통해 카트를 되파는 주부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현재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테라의 보냉카트 가격대가 약 5만원에 형성돼있다. 일부 대형 창고형 매장에서 소량의 제품으로 테라 보냉카트 사은품 행사를 하다보니 조기에 물량이 소진 돼 보냉카트 가격은 더욱 올라갈 여지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벅스, 할리스, 하이트진로 등 한정판 굿즈 마케팅이 성공을 거뒀다”며 “소비자 입장에선 ‘리셀’을 통해 차익을 얻을 기회기 때문에 다양한 굿즈 마케팅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형윤기자 man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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