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토익시험 고사장에서 듣기평가 도중 음향이 정상적으로 송출되지 못하는 사고가 발생했지만 고사장을 관리하는 진행본부의 미숙한 대처에 수험생들이 분통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고사장에서 음향 송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모든 고사실을 상대로 듣기평가를 재송출하는 바람에 공정성 논란까지 일고 있다.
14일 한국토익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서울 구로구 경인중에서 치러진 토익시험 듣기평가 도중 일부 고사실에서 음질이 정상적으로 송출되지 않는 사고가 발생했다. 통상 진행본부는 기술적 이유로 음질이 고르지 못하면 해당 고사실 수험생들에 한해 방송을 재개할 수 있다.
이에 진행본부는 방송 사고가 다수의 고사실에서 발생했다고 판단해 전체 시험이 끝난 뒤 듣기평가 1~52문항에 해당하는 방송을 일괄적으로 다시 틀었다. 하지만 시험이 끝난 후 다른 고사실에서는 음향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 진행본부의 일괄적인 재송출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응시생 사이에서 제기됐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진행본부가 매뉴얼에 따라 대응한 걸로 알고 있다”면서도 “해당 고사실별 음향 품질에 대한 세부적인 사항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고사실에서 시험을 치른 응시생들은 진행본부의 미숙한 대처를 지적하며 공정성 논란까지 제기하고 있다. 이날 토익시험에 응시한 A씨는 “듣기평가 음질에 별 문제가 없었던 사람들은 방송이 재송출되는 시간에 자기가 부족했던 다른 부분을 다시 검토할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며 “토익시험은 시간과의 싸움인데 진행본부가 구체적인 상황 파악도 하지 않은 채 일괄적으로 방송을 재송출한 것은 명백한 잘못”이라고 비판했다. 해당 시험장에는 20여개의 고사실이 있었으며 고사실당 20~25명이 시험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토익위원회는 토익시험 고사장 운영을 위한 매뉴얼에 따라 시험 전날과 당일에 걸쳐 해당 시험장에서 두번의 음향 테스트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토익시험 고사장의 운영 미숙과 방송 사고로 응시생들의 불만은 갈수록 늘고 있다. 한국토익위원회 관계자는 “방송 시스템 이상으로 문제가 된 듣기 문항을 재방송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시험장의 성적은 전부 정상 처리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진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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