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가 불필요한 재포장 폐기물을 줄이겠다며 1+1이나 묶음 등 할인 판매 규제에 나서면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할인을 막는 것이 아니라 유통단계의 재포장 행위만 금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기준이 명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 기업과 소비자 양측에서 불만이 나오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18일 유통·식품업계와 회의를 열고 ‘포장제품의 재포장 관련 가이드라인(안)’을 마련해 오는 7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자원재활용법 하위 법령에 속하는 ‘제품의 포장재질·포장방법에 관한 기준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다른 것이다.
환경부는 과도한 제품 포장으로 폐기물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규제 대상은 1+1이나 2+1 등 판촉, 사은품 증정, 공장에서 출시된 이후 낱개로 판매되다가 판촉을 위해 여러 개를 묶어 전체를 감싸 다시 포장하는 행위다. 우유 두 개를 비닐팩에 담아 다시 팔거나 맥주 여러 캔을 팔면서 컵을 주는 방식 등이 모두 금지된다.
다만 ‘맥주 5캔에 만원’ 등 안내 문구를 통해 판촉 하는 방식은 가능하다. 음료의 경우 고리로 묶어서 파는 방식은 가능하다. 또 제품 전체를 감싸는 비닐은 사용할 수 없지만, 띠지나 십자 형태 묶음으로 제품을 묶어서 팔 수 있다. 띠지를 둘러서 1+1으로 판매하는 만두 같은 경우다. 공장에서 번들 묶음으로 포장해서 판매하는 라면 5개 들이 묶음 제품도 재포장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규제 시행이 2주 밖에 남지 않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유통·소비 단계에서 혼선이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미 재포장된 제품 재고 처리도 문제다. 또 사은품이나 증정품 제공 등을 통한 마케팅 방식을 정부가 막아서면서 소비자 편익이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유통단계에서 할인을 통한 마케팅이 제한되면서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시행 초기 국민 불편이 없도록 하고 업계 제도 안착을 위해 일정 기간 계도기간을 갖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지원기자 j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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