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동천동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 인근 도로에서 승용차가 모퉁이를 돌면서 앞서 가던 자전거를 덮친 이른바 ‘경주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사고’ 운전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24일 경주경찰서에 따르면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은 전날 밤 특수상해 혐의로 운전자 A씨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검찰은 사건 중요도를 고려해 검찰시민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같이 결정했다. A씨가 세 자녀 어머니로 주거지가 일정하고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다는 것이 검찰시민위원회의 판단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차 블랙박스 등 증거를 확보했고, A씨가 경찰에 3차례 출석한 점도 고려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경주 동천동 한 초등학교 인근 스쿨존에서 B군이 탄 자전거를 들이받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대해 B군 가족은 “A씨가 ‘우리 애를 때리고 사과하지 않는다’며 쫓아와 고의로 사고를 냈다”고 주장했다.
그동안 조사에서 A씨는 사고의 고의성을 부인해왔지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두 차례 현장 검증과 사고 당시 상황을 분석한 끝에 고의 사고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내렸다.
경찰은 이같은 국과수 결과를 토대로 위험한 물건인 차로 상해를 입혔기 때문에 특수상해 혐의를 적용해 지난 19일 검찰에 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구속영장 기각 사유가 혐의 소명 부족이 아닌 만큼 A씨를 불구속 상태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경주 스쿨존 사건’으로 불리는 이 사건은 지난달 25일 오후 1시40분경 동천동 동천초등학교 인근에서 SUV 차량이 초등학생 B군이 타고 가던 자전거를 뒤쫓아 추돌한 사건이다.
B군의 누나가 사고 당시 상황이 찍힌 CCTV를 확보해 지난 27일 SNS에 올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A씨는 B군이 자신의 5세 딸과 놀다가 때렸는데 사과를 하지 않고 가서 쫓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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