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29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 사건에 대해 수사중단 및 불기소를 의결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여당 의원들은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심의위원회의 결정과 달리 이 부회장의 기소를 압박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그동안 검찰의 기소독점주의를 비판해온 가운데 검찰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스로 도입한 수사심의위의 권고를 무시할 것을 압박하는 것이어서 여당의 ‘스텝’이 꼬이고 있다는 지적마저 제기되는 상황이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결정을 수긍하기가 어렵다”며 “또 다른 재벌일가도 범죄를 저지르고도 경제를 살린다는 논리로 법망을 빠져나가는 일이 속출할 것이다. 검찰은 심의위 권고에 대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검찰을 압박했다. 이 같은 검찰 압박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민주당 초선 의원을 대상으로 윤 총장에 대해 “지휘랍시고 일을 더 꼬이게 만들었다”고 집중 성토해 비판을 받은 직후 제기된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박용진 의원 역시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검찰이 기소관을 가지고 판단한 것이니 검찰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기소하라. 이 수사를 지휘한 사람은 사실상 윤 총장”이라면서 “이 부회장의 혐의에 대해 1년7개월이나 수사해놓고 기소조차 못할 수준의 수사를 한 것이라면 윤 총장은 그것 때문에 관둬야 한다.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본다”고 윤 총장을 정면으로 겨눴다.
홍익표 의원 역시 또 다른 방송에서 “수사심의위도 권고 사항이기 때문에 검찰이 무조건 수용할 필요는 없다”면서 “수사심의위의 결정이 국민적 여론과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권고는 권고이기 때문에, 국민적 여론을 들으면서 판단해야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쓴 글에서 자신의 지휘에 대한 검찰의 대응을 두고 “건건이 지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 때로는 좌절감이 들기도 한다”며 “그러나 꺾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한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폭주기관차와 같다. 그 폭주는 반드시 국민의 피해로 귀결된다”며 “문민정부가 민주적 통제, 검찰개혁을 강조하는 이유가 이것에 있다”고 덧붙였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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