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입 장벽을 낮춘 일상 속 재밌는 투자로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겠습니다.” 김대홍(사진) 카카오(035720)페이증권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회사 출범 이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기존 업계와 차별화된 행보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1992년 동원증권에서 증권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김 대표는 1999년 E미래에셋증권 창립 멤버로 참여, 미래에셋증권 온라인 비즈니스 본부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 카카오페이증권 태스크포스(TF)에 합류해 현재 대표직을 맡고 있다.
김 대표는 ‘금알못(금융을 알지 못하는 사람)’에서 카카오페이증권의 사업 기회를 포착했다. 국내 가계 자산은 대부분 부동산에 편향돼 있고 25%에 불과한 금융자산의 60%는 예·적금이 차지한다. 그만큼 주식·채권·펀드의 입지가 좁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재미가 없는 것이 금융에 등을 돌리는 이유”라며 “금융 투자의 문턱을 낮춰 투자에 재미를 붙이는 새로운 금융문화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카카오페이로 결제한 후 남은 잔돈과 결제 리워드가 펀드에 자동 투자되는 ‘동전 모으기’와 ‘알 모으기’도 이 같은 고민에서 출발한 이벤트다.
올해 2월27일 출범한 카카오페이증권은 계좌 개설자가 4개월 새 140만명을 넘어서며 빠른 속도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의 선불전자지급수단을 증권 계좌로 바꾸는 간단한 가입 절차, 조건 없는 연 0.6% 수준의 이자 지급, 카카오톡과 연동되는 편리한 프로세스 등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동전 모으기’와 ‘알 모으기’ 이벤트에도 두 달 만에 약 32만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김 대표는 “알 모으기를 통해 소액펀드 투자를 경험한 사용자가 적립식 투자에도 관심을 보인다”면서 “펀드 서비스를 선보인 후 4050세대 이용자 비율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출범 직후 2030세대 비중이 70%를 넘겼으나, 최근에는 40대 이상이 33.4%를 차지하며 연령층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미래 비즈니스 구상도 소개했다. 현재는 걸음마 단계인 만큼 고객과 신뢰 형성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시장의 변동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하는 글로벌 EMP펀드(상장지수펀드 자문 포트폴리오), 채권형 펀드만을 출시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그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카카오가 보유한 빅데이터와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활용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 제공자로 거듭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김 대표는 “현재 소수의 고액 자산가에 편중된 프라이빗뱅커(PB)와 같은 금융 서비스를 모바일 환경을 통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의 대중화를 이끌겠다”며 “리테일 사업부를 성공적으로 성장시킨 뒤 기업금융(IB) 사업부도 본격적으로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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