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외교안보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육군 3성 장군 출신 한기호 의원은 5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핵무기에 대한 대응은 핵무기로 할 수밖에 없다”며 “나토형 미국 핵무기 전개가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과연 순순히 핵무기를 내어주겠느냐는 질문에는 “미국이 그걸 못하겠다고 하면 우리나라가 스스로 핵무기를 보유하겠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면 미국이 대안으로 응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강력한 뜻을 갖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이 우리나라에 핵무기를 전개하겠는가”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우리나라가 핵무기를 보유해야 한다는 주장의 전제는 ‘북한의 핵무기 비포기’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국민의 90%도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그럼 우리는 당하고만 있을 것이냐. 한 대 맞으면 한 대 때릴 수 있는 대응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국책연구기관인 통일연구원(KINU)의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5월20일부터 6월10일까지 만18세 이상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9.5%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봤다.
나토식 핵무기 공유 수준을 넘어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나토형 핵무기 공유는 쉽게 말해 괌에 있는 미국의 핵무기를 우리나라가 장기 임차해 사용하는 것이다. 반면 전술 핵무기 재배치는 휴전선 근처 등 한반도 영토 내에 북한의 핵무기 공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핵무기를 두는 것이다. 한때 한반도에 배치됐던 미국의 전술핵은 1991년 모두 철수됐다. 조경태 통합당 의원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남북 간의 전력 비대칭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이 먼저 나서야 한다”며 “전술 핵무기 재배치, 전술 무기 도입 등을 통해 북한의 도발에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다는 단호함을 보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2017년 8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때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으로 전술 핵무기 재배치를 채택하기도 했다.
이외에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른바 ‘핵무장 카드’를 거론하고 있다. 우리가 핵무장 카드를 만지작거리면 중국이 움직일 것이고 그러면 북한도 핵무기 폐기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게 오 전 시장의 주장이다.
/임지훈기자 jhl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