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전셋집을 구하려 했는데 집주인이 앉은 자리에서 전세금을 5,000만원 올렸습니다. 집값은 계속해서 오르고 이번 기회에 서울 더 외곽에 ‘영끌’이라도 해서 집을 마련할 계획입니다.”(30대 예비 수요자)
올 들어 30대들의 ‘패닉 바잉(Panic Buying·공포에 기인한 사재기)’이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아파트를 더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계속된 정책 실패에 전셋값마저 급등하면서 서울에 진입할 마지막 기회라는 불안심리가 확산된 결과다. 노원구의 경우 최근 전용 84㎡가 처음으로 10억원에 실거래되는 등 외곽 지역의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만 30대 매입 비중 늘어=7일 서울경제가 한국감정원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 1~5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가운데 30대가 차지한 비중은 30.7%였다. 지난해 상반기(25.3%), 하반기(29.8%)와 비교해도 확연히 늘어난 수치다. 기존 아파트 시장의 큰손인 40대와의 격차 또한 더욱 벌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30대(29.8%)는 40대(29.2%)를 역전한 데 이어 올 상반기 30.7%, 27.3%로 차이가 더욱 커졌다.
눈길을 끄는 것은 경기와 인천의 경우 30대의 아파트 매입 비중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매입 비중을 보면 인천의 경우 2019년 상반기 22.5%, 2019년 하반기 22.5%에서 올 1~5월 20.5%로 감소했다. 인천에서는 여전히 40대가 30대보다 더 많은 아파트를 사들이고 있다. 경기도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지역의 경우 30대 비중이 지난해 하반기 24.3%에서 올 1~5월 23.0%로 감소했다. 이곳 역시 서울과 달리 40대가 여전히 아파트 매입의 핵심 세력이다.
◇6월, 전체 거래 중 71%가 9억원 미만=30대 매수는 이달에도 계속 이어지는 모양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7일 기준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도 올해 들어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9,850건이었다. 아직 신고 기한이 남은 점을 고려하면 1만건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액대별로 분석한 결과 9억원 미만 거래 건수는 7,070건으로 71.8%의 비중을 차지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가 1,206건으로 가장 많이 거래됐다. 송파(646건), 강서(643건), 구로(610건), 도봉(609건) 순으로 뒤를 이었다. 주로 중저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다. 지난주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더라도 강서(0.10%), 강북(0.10%), 구로(0.09%), 노원(0.08%), 도봉(0.08%) 등 이들 지역에서의 가격 상승률이 두드러졌다. 중저가 아파트 매수가 크게 늘어난 것을 고려해볼 때 30대가 여전히 매수에 나서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지난달 기준 서울의 KB 매수우위지수는 149.3을 기록했다. 매매가격 전망지수 또한 서울은 5월 대비 37.2포인트 급증한 129.6을 기록했다. 둘 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했던 2018년 9월 이후 최대 수치다. 이런 가운데 거대 여당이 임대차 3법을 본격 추진하는 등 전·월세 시장도 불안한 모습이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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