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가 수도권 3기 신도시 역세권에 무주택자들이 30년 이상 장기 거주할 수 있는 임대주택을 공급한다. 소득·자산·나이 등 입주자격을 따지는 기존 임대주택과 달리 무주택자면 누구나 30년 이상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공공임대주택 모델이다.
도와 경기주택도시공사(GH)는 21일 이같은 내용의 ‘경기도형 기본주택정책’을 발표했다. 도와 GH가 국내 최초로 추진하는 기본주택은 무주택자면 누구나 입주할 수 있다. 월 임대료는 임대주택단지 관리·운영비를 충당하는 수준으로 책정하되 기준 중위소득의 20%를 상한선으로 검토 중이다.
도와 GH는 하남 교산·과천·안산 장상 등 3기 신도시와 용인 플랫폼시티 등 GH가 추진하는 대규모 개발사업 부지 내 역세권을 중심으로 지역 내 주택공급 물량의 50% 이상을 기본주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중앙부처와 협의할 예정이다. 이헌욱 GH 사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주거서비스는 수돗물 공급과 같이 복지를 넘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보편적 공공서비스로의 인식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도내 475만 가구 중 44%에 해당하는 209만 가구는 무주택이다. 이중 취약계층과 신혼부부 등 약 8%의 가구만이 정부가 지원하는 임대주택 혜택을 받고 있다. 경기도형 기본주택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정책 제도개선 사항으로는 공공주택특별법 시행령을 개정해 무주택자 대상 장기임대주택 유형을 신설하고, 핵심지역 역세권 용적률을 500%로 상향하고 주택도시기금 융자 이율을 1%로 인하하는 등 자금조달 방법을 개선하는 것이 꼽힌다. 도는 중앙·지방정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이 출자하는 장기임대 비축리츠 신설 등을 건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이날 도는 소득에 상관없이 무주택자나 장애인, 1인 가구, 고령자 등이 주변 시세의 80% 수준의 임대료만 내고도 살 수 있는 또 다른 형태의 임대주택인 ‘토지임대부 협동조합형 사회주택’ 공급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경기도형 사회주택은 토지는 공공이 소유하고 건축물은 비영리법인, 공익법인,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사회적 경제주체가 소유하는 장기임대주택을 말한다.
경기도형 사회주택 시범사업은 사회적 경제주체가 희망 토지를 제안하면 이를 도가 매입해 소유권 확보 후 30년 이상 저렴하게 임대하는 토지임대부 방식이다. 임대부지에는 사회적경제 주체가 주택을 건설,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관리하고 조합원에게 주택 임대를 진행한다. 도는 주택의 60% 이하는 일반공급으로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공급하고, 저소득층, 장애인, 1인 가구, 고령자 등 다양한 정책 대상에게 40% 이상을 특별공급할 방침이다. 주택운영과 관리는 비영리 사회적협동조합인 입주자협동조합이 맡게 된다. 임대료는 주변 시세의 80% 수준으로 책정, 토지임대를 통해 절감한 사업비가 주거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전용면적은 세대당 60㎡ 이하, 공동체 공간을 전용면적의 10% 이상으로 확보하도록 했다.
첫 번째 시범사업은 GH공사가 지원할 예정이다. GH공사는 공동체 프로그램 운영이 가능한 최소 단위인 약 50세대 규모의 사회주택 공급을 추진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민간제안 사업추진 방식으로 공모를 진행한다. 총사업비는 1개소당 토지매입비 52억원, 건설비 68억 원을 포함한 120억원으로 추산되며, 이 중 절반이 공공 영역에서 지원될 전망이다. 손임성 도 도시정책관은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도 전체에 사회주택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며 “사회주택이 기존 공공임대 주택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도민 주거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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