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묘하다”.
마세라티 ‘기블리 SQ4 그란루소’ 모델에 시동을 걸었다. 비교 대상이 없을 만큼 묘한 차라는 느낌이 와 닿았다. 기블리 SQ4는 스포츠카도 아니고 최고급 세단도 아니다. 두 차종의 매력이 오묘하게 섞여 있다. 외관과 실내 디자인은 고급 세단에 가깝지만 시동을 걸면 배기음부터 가속 능력까지 스포츠카를 빼닮았다. 더욱이 기블리 모델 중에서도 최고급 사양인 SQ4(4륜 구동)는 이런 특징이 더 도드라졌다. 시승하는 내내 ‘남다른 특별함’을 선사한다는 기블리 홍보 문구가 온 몸으로 체감됐다.
지난 25일 기블리 SQ4를 타고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80㎞ 구간을 달려봤다. 기블리를 처음 본 순간 든 생각은 역시 ‘남다르다’였다. 기블리 SQ4는 전체적으로 유려한 선형 디자인으로 마치 깊은 바닷속 백상아리를 떠올리게 했다. 라디에이터 그릴 한 가운데 박힌 ‘삼지창’ 형상이 외관의 강렬함을 더했다. 강인하면서도 고급스러운 공존하기 어려워 보이는 디자인을 구현해냈다는 느낌이다.
외관과 달리 실내는 고급 명품에서나 느껴지는 은은한 부드러움이 돋보였다. 특히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 브랜드인 ‘에르메네질도 제냐’의 실크가 도어 패널, 천장 등 내장재에 적용된 게 눈에 띄었다. 촉각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고급스러움이 도드라졌다. 마세라티만을 위해 제작된 이탈리아 최고급 가죽이 적용된 시트도 인상적이었다. 시트, 대시보드 등에 한 땀 한 땀 수놓은 가죽 바느질 모양도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고급 나무 소재로 마감된 전동식 스티어링 휠도 잡는 느낌이 좋았다. “마세라티는 이탈리아 장인 정신이 곳곳에 스며든 차”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시동을 걸자 특유의 배기음이 온몸을 휘감았다. 묵직한 중저음의 배기음이 ‘둥둥둥’ 들려왔다. 뱃고동이 먼 항해의 시작을 알리는 상징이라면 기블리 SQ4와 떠나는 여정의 시작은 바로 이 배기음이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꿨다. 스포츠모드일 때 배기음과 엔진음이 극대화되기 때문. 운전석 창문도 반쯤 열었다. 가속 페달을 밟을 때마다 들려오는 엔진과 배기음을 한껏 즐기고 싶어서다. 시내를 벗어나 한적한 도로에 들어서자마자 가속페달을 맘껏 밟아봤다. 기블리 SQ4는 3.0ℓ 6기통 엔진을 탑재해 최대 출력 430마력, 최대 토크 59.2㎏·m의 힘을 낸다. 기블리 모델 중에서는 가장 강력한 성능을 뽐낸다. 순간 가속할 때 느껴지는 쾌감이 일품이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4.7초밖에 걸리지 않는 차량이다 보니 순간 몸이 시트에 파묻혔다. 그러나 차체는 한치의 떨림없이 도로를 꽉 움켜쥐며 달려나갔다. 감속 능력도 뛰어났다. 고속으로 달리더라도 브레이크를 밟으면 크게 밀리지 않고 곧 멈춰 섰다. 큰 차체에 비해 곡선 도로 주행 감각도 뛰어났다. 너무 둔하지도 예민하지도 않은 스티어링 휠 감각이 만족스러웠다. 달릴 수록 더 달리고 싶다는 충동이 드는 차량이었다.
첨단 안전 사양도 빠짐없이 갖췄다. 차선을 이탈하면 전자 제어 시스템을 통해 스스로 알아서 차선을 유지해 주고 사각지대 어시스트와 크루즈 컨트롤 기능도 탑재됐다. 기블리 SQ4의 국내 판매 가격은 트림별 모델에 따라 1억3,710만~1억5,00만원 수준이다. 만약 이 차를 사려는 생각이 있다면 지금이 적기다. 마세라티는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마스터 케어 플랜’을 운영 중이다. 마세라티 전 차종을 대상으로 첫 1년간 차량 외관 손상 수리비를 보상해주는 ‘마세라티 케어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마세라티 최초 구매 고객에게는 ‘평생 소모품 무상교환 프로모션’도 진행한다. 엔진오일, 브레이크 패드, 브레이크 디스크 등 총 10종의 소모품을 평생 무상 교환해준다. 마세라티 관계자는 “오랜 세월을 두고 쓸수록 빛을 발하는 명품의 가치를 마세라티에도 구현하기 위해 ‘마스터 케어 플랜’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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