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맹견’으로 꼽히는 로트와일러가 주인과 산책을 하던 소형견 스피츠를 공격해 물어죽이는 일이 발생한 가운데 해당 맹견은 ‘입마개’를 하지 않은 상태였고, 이 과정에서 스피츠 견주도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로트와일러 견주의 처벌을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까지 올라오는 등 공분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로트와일러 개물림 사망 사건, 해당 가해자 견주는 개를 못 키우게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피해 견주의 이웃이자 사건의 목격자’라고 소개한 청원인은 “개를 키우는 사람이자 전직 강아지 훈련사로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9일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소형견 스피츠 견주 A씨는 지난 25일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골목을 산책하던 도중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
길을 걷던 중 입마개 없이 산책 중이던 맹견 로트와일러가 순식간에 A씨의 스피츠에 달려들었다. 스피츠는 A씨의 뒤로 도망쳐 피해 보려 했지만 이내 로트와일러에 물어뜯기고 그자리에 쓰러졌다.
로트와일러 견주는 스피츠를 물고 있는 로트와일러를 떼어 놓기 위해 몸통을 잡고 말렸지만 소용없었다.
로트와일러에 물어뜯긴 스피츠는 결국 숨을 거뒀다. A씨는 숨진 스피츠를 11년 동안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모든 과정은 단 15초 만에 벌어졌다.
이에 대해 청원인은 “피해자분들은 지금 정신적 충격을 크게 받아 말씀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청원인이 전날 유튜브에 올린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사고 당시의 긴박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다.
청원인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이같은 사고가 5번째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2017년에도 해당 로트와일러가 집에서 뛰쳐나와 산책 중이던 강아지를 무는 사고가 발생했고, 같은 해 11월에도 똑같은 사고가 발생해 강아지가 죽었다는 것이다.
청원인에 따르면 이후에도 유사한 사고가 2차례나 더 있었고, 로트와일러 견주는 목줄과 입마개를 자신의 개에게 착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하지만 몇 달이 지나 다시 입마개를 하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다 변이 발생한 것이라는 게 청원인의 주장이다.
이에 청원인은 “(로트와일러 견주는) 자신의 개가 살생견임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입마개를 하면 답답하다는 이유로 산책 중간에 입마개를 빼거나 아예 하지 않고 나온다”고 지적한 뒤 “그럴 때마다 자꾸 자기는 평소에 입마개를 한다고 거짓말을 하는데 뻔뻔함이 극에 달한다”고도 적었다.
그러면서 청원인은 “본인도 현행법상 형사처벌이 안된다는 것을 알고 점점 더 ‘배 째라’ 식으로 나온다”면서 “자기 개가 다른 강아지를 물어서 사경을 헤매고 있는 와중에도 ‘당신들이 알아서 하라’면서 그 자리를 뜨고 산책하러 갔다”고 분노했다.
청원인은 이어 “만약에 어린아이들이 저 개한테 물리기라도 한다면 정말 끔찍한 사고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구청에 민원을 제기해도 은평구와 경찰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또한 그는 “맹견을 키우려는 사람들은 무조건 ‘라이센스’를 발급하게 해달라. 맹견 산책 시 입마개를 하지 않으면 1,000만원 이상의 과태료를 물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해당 청원은 30일 오전 6시30분 기준으로 1만6,000명 이상이 동의한 상태다.
한편 로트와일러는 동물보호법상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정한 맹견이다. 외출시 목줄과 입마개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하며 이를 어길시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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