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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싹쓰리'엔 모든 세대의 로망이 담겼다

MBC '놀면 뭐하니?' 인기비결은

단순 추억소환·복고열풍 넘어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 실현 등

중년서 젊은층까지 욕망 투영

여전한 지상파TV의 힘도 한몫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싹쓰리. /사진제공=MBC




MBC 예능 ‘놀면 뭐하니?’를 통해 결성된 혼성그룹 ‘싹쓰리’가 팀 이름 그대로 올 여름 가요계와 방송계를 싹쓸이하고 있다. 1990년대 감성의 뉴트로 음악을 선보이는 그룹 싹쓰리(SSAK3)는 유재석(유두래곤)과 비(비룡), 이효리(린다G)가 하나로 뭉쳤다는 점만으로도 기대감을 높였다. ‘놀면 뭐하니?’ 역시 8~10%대의 시청률을 자랑하며 토요일 비드라마 부문 시청률과 화제성 1위를 기록 중이다.

싹쓰리를 둘러싼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지난달 18일 데뷔곡 ‘다시 여기 바닷가’로 주요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했으며, 지난달 25일 공개한 두 번째 곡 ‘그 여름을 틀어줘’도 뜨거운 반응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일 유두래곤과 광희의 ‘두리쥬와’, 린다G와 윤미래가 함께 한 ‘린다(Linda)’, 비룡과 마마무가 손잡은 ‘신난다’ 등 멤버별 솔로곡이 공개되면서 음원차트 줄 세우기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높다. 방송을 통해 결성 과정을 보여주며 분위기를 충분히 달군 싹쓰리는 한동안 그 인기를 이어갈 전망이다.

싹쓰리의 활약은 음악방송에서도 돋보인다. ‘다시 여기 바닷가’로 지난달 30일 엠넷(Mnet) ‘엠카운트다운’ 데뷔 무대에서 1위, 8월 첫째 주 MBC ‘쇼! 음악중심’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2관왕을 기록했다. 싹쓰리가 데뷔 무대를 가진 지난 25일 ‘쇼! 음악중심’은 올해 최고 시청률인 2.1%를 기록했다. 통상 음악방송 시청률이 0.5~1% 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은 수치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싹쓰리. /사진제공=MBC


수년 전부터 복고(레트로)가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90년대 가요를 모티브로 삼은 음악은 이미 많이 나왔고, 싹쓰리도 그 연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지난달 25일 진행된 ‘싹쓰리’ 온라인 팬미팅을 통해서 비룡은 “30∼50대에겐 향수를 자극하는 것 같고, 10∼20대는 우리가 하는 이 놀이 자체를 좋아해 주시는 거 아닐까”라고 말했고, 유두래곤은 “우리와 비슷한 연령대에 계신 분들은 옛 추억이 생각나고, 요즘 분들이 듣기에는 요즘 스타일의 음악이 아니라 더 신기하고 신선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하지만 싹쓰리의 흥행은 추억 소환이나 복고 열풍을 뛰어넘었다.

싹쓰리의 인기 비결 중 하나로는 멤버들의 캐릭터가 꼽힌다. 싹쓰리의 각 멤버들에는 중년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건드리는 ‘로망’이 투영돼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싹쓰리에는 전 세대의 로망이 투영돼 있는데, 다양한 부캐(부캐릭터)를 선보인 유재석에는 퇴근 후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로망이, 이효리를 통해서는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됐으나 다시 주목받는 로망이, 비를 통해서는 나이 들어도 막내처럼 지내고 싶은 욕망이 투영됐다”고 설명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 결성된 싹쓰리. /사진제공=MBC


이들이 ‘옛 가수’에 머물지 않고 현역으로 활동하는 모습 보면서 시청자들도 카타르시스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 90년대 추억 속 가수가 아닌 현재 음악방송 무대에 오르는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점에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영원한 현역 가수이길 바라는 90년대 스타들을 바라보는 모든 팬들의 열망이 싹쓰리에 담겨 있다”며 “여기에 시대적 트렌드에 맞는 부캐릭터와 유닛 결성 코드가 맞아들어가면서 시너지를 발휘했다”고 말했다.

‘놀면 뭐하니?’는 예전 같지 않다고 하지만 여전한 TV의 힘을 보여주기도 했다. 김태호 PD는 이미 MBC ‘무한도전’에서 ‘무도 가요제’를 기획하며 음원 시장을 달군 바 있다. 김태호PD의 시의적절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방송을 통해 캐릭터와 서사를 쌓고 멜로디를 반복적으로 노출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청자의 뇌리에 스며들게 됐다. 차트 상위권에 오르지 않으면 음악을 알리기 어려운 시대에 방송은 확실한 홍보 수단이 된 것이다. 김 평론가는 “여전히 TV는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라며 “이효리와 비의 새로운 활동을 기대하는 팬들이 많은 가운데 이 정도 캐릭터성을 가진 그룹을 만들 수 있는 곳은 지상파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현진기자 sta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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