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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처럼 조사하라"... 정세균, 의암댐 실종자 가족 만나 '혼쭐'

사고현장 긴급히 찾아 관계자들 강하게 질타

"국민에게 낯 부끄러워... 현장서 판단 잘못"

가족 면담 계획 없다가 마음 바꿔 돌연 '유턴'

"총리 가족이라도 이렇게 했겠냐" 항의 쇄도

丁 "인명 희생에 입이 10개라도 할 말이 없어"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6일 실종자 수색 현장인 강원 춘천 의암댐 하류에서 정문호 소방청장에게 사고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국무총리가 6일 강원 춘천 의암댐 선박 침몰 사고현장을 긴급하게 방문해 관계자들을 강하게 질타했다. 애초 실종자 가족들과는 면담 계획이 없다가 중간에 스케줄을 바꾼 정 총리 본인은 해당 가족들을 만났다가 “세월호 조사 때처럼 명백하게 경위를 밝히라”는 강한 항의를 받았다.

정 총리는 이날 의암댐 선박 침몰 실종자 수색현장을 방문해 소방·경찰·춘천시 관계자들을 크게 질책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강원 춘천 의암댐에서는 경찰정이 댐 보호를 위해 설치해 놓은 와이어에 걸리면서 이를 구조하려던 고무보트와 행정선 등 3척이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직후 선박들은 폭 13m의 의암댐 6번 수문을 통해 하류로 휩쓸렸다.

정 총리는 “내가 중대본(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도 여러 번 주의를 환기해 달라는 얘기했는데 정말 국민들에게 부끄러워서 낯을 못 들겠다”며 “전국적으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나지 않게 철저하게 대비하고, 필요하면 교육하라고 했는데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통탄하겠느냐”고 말했다.

실제로 정 총리는 전날 중대본 회의에서도 “공직자들은 장마가 끝날 때까지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달 3일에는 하천변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라고 주문한 뒤 “소방 구조대원과 지자체 현장 공무원들의 안전에도 각별히 유의하라”고 강조했다.

정세균(오른쪽) 국무총리가 6일 사고지점인 강원 춘천 의암댐 하류에서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의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 총리는 이후 사고 지점 현장으로 발길을 옮겨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김창룡 경찰청장을 만났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도 “나 참, 기가 막히다”라며 “너무 어처구니가 없어서 뭐라고 얘기할 수가 없다”고 답답해 했다. 정 총리는 환경 작업 등을 진행하던 배에 기간제 근로자들이 타고 있었다는 보고를 받고는 “경험도 없고 훈련도 안 된 기간제들이 (위기 대처 방법에 대해) 무엇을 알았겠느냐”며 혀를 찼다. 그는 “안타깝고 부끄럽기 짝이 없다”며 “현장에서 판단을 잘못한 것 아니냐”고 질타했다.

사고 현장에서만 해도 김창룡 경찰청장에게 “실종자 가족들을 잘 챙기라”고 지시한 뒤 서울로 이동하려던 정 총리는 돌연 차를 돌려 본인이 직접 가족들을 만나러 갔다. 현장을 찾은 국무총리가 가족들을 위로도 하지 않고 돌아간다는 게 마음에 걸려 생각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정 총리 측은 애초 면담을 비공개로 진행하는 방식도 고려했지만 결국 이를 공개하기로 했다. 현장에서 정 총리를 만난 실종자 가족들은 “세월호를 조사할 때처럼 시간 스케줄대로 명백하게 가감 없이 밝혀 달라” “총리 가족이 실종됐으면 이렇게 대처했겠느냐” “이런 날씨에도 윗선의 작업 지시가 있었으니 현장 공무원들이 배를 띄웠을 것이다” “야간 구조 작업은 왜 철수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정 총리는 “어처구니없는 사고가 생겨 아까운 인명이 희생된 데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실대로 조사해서 명명백백히 밝히겠다”고 답했다.
/춘천=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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