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부산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장미’는 오전 7시 기준 서귀포 남남동쪽 약 210km 해상에서 시속 38km로 북북동진 중이다. 오후 3시께 통영을 지나 오후 4시께 부산에 가장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은 태풍 이동 속도가 비교적 빨라 이동 경로를 예측하는 게 쉽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태풍 ‘장미’의 중심기압은 998h㎩로 최대풍속은 초속 19m, 강풍반경은 240㎞다. 태풍의 직접 영향권에 들 것으로 보이는 부산, 울산, 경남 지역에는 많은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역 예상 강수량은 50㎜부터 많게는 150㎜이며 초속 10∼20m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청은 최근 많은 비로 지반이 약해진 상태에서 태풍이 북상하면서 비 피해가 우려된다며 하수구, 배수구 등 시설물과 저지대·농경지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국지성 호우로 짧은 시간 동안에 계곡이나 하천물이 갑자기 불어날 수도 있어 산간, 계곡 등의 야영객도 대피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시와 부산경찰청, 부산해경은 태풍 피해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부산시는 10일 오전 변성완 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제5호 태풍 장미 대비 대처상황 점검 회의’를 열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시 가동,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을 강화했다. 태풍 특보나 호우 특보 등 기상특보에 따라 재난 대응 매뉴얼을 가동하고 구·군 비상 근무자는 재해 취약지역에 배치해 현장 상황에 따라 조치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강풍과 집중호우로 발생할 수 있는 시설 붕괴나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설을 점검하고 지하차도 배수펌프 가동 상태와 배수로를 살펴보고 감전사고 예방을 위해 지중선로도 점검했다. 태풍 내습에 따른 인명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산사태 우려 지역이나 급경사지, 붕괴 위험이 있는 옹벽이나 낙석 발생지역을 긴급 점검했다. 갑자기 불어난 물에 취약한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도시철도 침수 예방대책과 공사 현장 안전대책, 침수피해가 나기 쉬운 낙동강 둔치 차량 이동 안내 계획도 마련했다.
지난 장마 때 수차례 내린 집중호우로 부산에서는 3명이 숨지고 11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설 피해만 837건이 난 것으로 집계됐다. 도로·교량 파손이 254건, 상·하수도 시설 피해가 128건, 토사 유출 9건 등의 공공시설 피해와 주택 침수와 파손 피해 274건, 공장이나 상가 침수 73건, 담벼락이나 옹벽 붕괴 2건 등의 사유시설이 피해를 입었다.
부산항에 정박한 선박 등도 긴급 대피했다. 남외항과 감천항 등 부산항에 있던 선박 650여 척이 부두에 접안하거나 계류장 등으로 이동한 상태다. 주요 항·포구에 머물던 어선도 피항하거나 육지로 인양하는 등 작업을 마쳤다. 10일 0시를 기해 선박 피항과 함께 부산과 제주를 오가는 여객선 등 입·출항도 전면 통제된 상태다.
부산해경은 각 항·포구 해안순찰 강화, 갯바위와 방파제 등 바닷가 낚시객·관광객 출입 통제, 해안 저지대 주차 차량 이동조치, 안전 테이프 설치 등 연안해역 위험구역 출입 방지 등에 주력할 계획이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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