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유가시장에 입성하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몸 값’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청약증거금 31조원으로 화려하게 증시에 데뷔한 SK바이오팜 기업가치(공모가 기준)를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어서다. 업계가 추정하는 빅히트의 몸 값은 4조~6조원 수준. 이들의 계산이 통한다면 기업가치 3조8,000억원으로 공모한 SK바이오팜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빅히트는 지난주 거래소로부터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았다. 재무·주주구성 등 회사가 상장에 필요한 외형적 요건을 충족했다는 의미다. 빅히트의 다음 상장 절차는 투자자들에 공모규모 및 상장 기업가치를 밝히는 것이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빅히트의 몸 값은 4조~6조원. 일부 증권사의 경우 7조원까지 제시했다. 20~30% 공모가 할인이 적용되더라도 국내 3대 엔터테인먼트사인 JYP엔터테인먼트(시가총액 약 1조2,500억원), SM엔터테인먼트(약8,200억원), YG엔터테인먼트(약 8,100억원)는 물론 SK바이오팜이 공모주 투자자에 제시했던 기업가치 3조8,373억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특히 빅히트가 상장 기업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하기보다 실적 개선세를 반영해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모규모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BTS를 앞세운 빅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5,872억원, 영업이익 9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매출 3,014억원, 영업이익 799억원에 비해 각각 94.8%, 23.5%가량 늘어난 수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콘서트 등이 줄줄이 취소됐지만 올해 1·4분기 실적 역시 좋았다. 매출 1,558억원, 영업이익 232억원을 거둔 것. 전년동기 매출 717억원, 영업이익 88억원에 비해 매출과 이익이 2배 이상 늘었다.
다만 실적 개선에도 BTS 외 뚜렷한 사업모델이 아직이라는 점은 한계로 지적된다. 특히 일부 멤버들의 군입대 문제는 빅히트 기업가치에 마이너스 요인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 될 경우 공연 수익이 줄어들 것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 일부 전문가들은 “시장에서 언급되는 기업가치로 공모 추진시 상장 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빅히트의 기관·일반투자자 공모규모가 1조원을 넘어설지도 관심이다. 조(兆) 단위 공모는 지난 2017년 코스닥에 상장한 셀트리온헬스케어와 코스피에 입성한 넷마블(251270)이 마지막이다. 최근 유동성이 풍부해지며 IPO 기업들의 수요예측 및 청약 경쟁률이 2,000대1에 육박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빅히트의 상장 몸 값이 높을 것으로 관측되면서 과거 빅히트에 투자했던 주주들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장 큰 수혜가 예상되는 회사는 방시혁 대표와 친척 관계인 방준혁 의장이 이끄는 넷마블이다.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주력으로 하는 넷마블은 1·4분기 기준 빅히트 지분 28.84%를 보유 중이다. 재무제표 상 지분가치가 2,063억원으로 기록돼 있지만 상장 후 가치가 1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있다. 디피씨(026890) 역시 빅히트 수혜주로 분석된다. 디피씨는 관계회사인 스틱스페셜시츄에이션펀드를 통해 빅히트 지분 약 12%가량을 보유 중이다.
이들 구주주들은 공모과정에서 구주주 매출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상장 후 장내 매각을 추진할 수 있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BTS 지적재산권(IP)를 활용한 게임을 출시하고 소비재(정수기 렌탈) 사업을 벌이고 있어 빅히트 지분 활용 방식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김민석기자 se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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