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정보위원회는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전을 돕기 위해 대선 캠프 선대본부장을 지낸 폴 매너포트가 러시아 정보 장교와 협력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이 모두 동의한 초당적 보고서라 주목된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정보위는 이날 2년반 가량 조사를 마치고 공개한 950쪽이 넘는 보고서를 통해 “매너포트가 방첩 활동의 중대한 위협이 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러시아 측이 2016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바라고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 캠프에서 해킹한 수천통의 이메일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하는 등 선거에 개입했음은 특검 수사를 통해 이미 알려진 내용이다.
실제 매너포트는 특검 수사 과정에서 이전의 불법 대외 로비를 비롯한 다른 혐의가 드러나 유죄를 인정했고, 재판에서 7년 6개월 형을 선고받았다.
“매너포트, 이메일 해킹에 개입·러시아 정보 장교와 긴밀 협력” |
다만 매너포트가 해킹 및 공개에 연결됐을 의혹을 제기하지만 보고서는 이를 입증할 직접 증거를 확보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칼림닉은 매너포트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에서 작업할 때 필수적인 부분이 됐다”며 두 사람은 2016년 대선과 그 이후까지 지속하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민주당과 연계된 컴퓨터 네트워크와 계정을 해킹하고 클린턴 후보에게 피해를 주는 정보를 누설하려는 러시아의 노력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혔다.
“매너포트의 역할과 접근성이 러시아 정보당국에 기회를 만들어줘” |
보고서는 해킹 이메일을 공개한 위키리크스가 당시 클린턴 후보와 경쟁하던 트럼프 대통령을 도우려는 러시아 측의 노력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으며, 자신이 러시아 정보기관에 도움을 주고 있음을 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매너포트가 킬림닉, 러시아 정보요원과 연결된 다른 러시아인과 관계했다는 것은 러시아가 미 대선캠프의 상부와 연결 통로를 직접 개발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폭탄 같은 결론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가 11월 대선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예측 어려워” |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이번 정보위 보고서에 대해 “킬림닉이 러시아 정보요원이었고, 매너포트의 행위가 중대한 위협이었다는 판단이 새로이 드러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보고서가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맞붙는 11월 대선전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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