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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인력 70% 감축한다…매각 선결 작업 착수

800~900명 정리해고 및 희망퇴직 진행

불명확한 기준에 대상 선정까지 직원들 반발

내달 초 법정관리 신청…대출 통해 운영 자금 확보

김포국제공항 주기장에 멈춰서 있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여객기./이호재기자.




이스타항공이 전체 인원의 70%를 감축하는 대규모의 구조조정을 진행한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 불발 이후 재매각을 추진 중인 가운데 정리해고와 희망퇴직을 통해 조직 슬림화를 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를 통해 채무 조정을 추진,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달 31일 구조조정 명단을 발표하고 9월 30일자로 이들을 정리해고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정리해고 대상은 현재 남은 직원 1,300명 중 800~900명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사업 규모 축소가 필요하다고 판단, 근로자 대표와 노조 측에게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재매각 성사를 위해 100% 재고용을 전제로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희망 퇴직자에게는 추후 재고용과 체불임금 지급에서 우선순위를 부여하겠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회사가 희망 퇴직자에게 보상액 등의 인센티브 지급 여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직원들은 지난 2월부터 임금의 60%만 지급 받았으며, 3월부터는 임금을 전혀 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500여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퇴사했다.

회사의 구조조정과 관련해 직원들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회사 측은 정리해고를 당한 직원들이 정부에게 소액체당금을 받을 수 있다며 설명에 나섰으나, 직원들은 체불된 임금이나 퇴직금을 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액체당금은 체불된 임금이나 퇴직금 일부를 사업주 대신 정부가 근로자에게 지급해 주는 제도다.



또한 직원들은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구조조정 대상이 너무 넓다며 반발에 나서고 있다. 회사 측은 구조조정 대상자를 과거 진행했던 자료로 선정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직원들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현재 서버비를 내지 못해 회사 인사 시스템 접속이 불가능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특히 조종사들은 정리해고나 희망퇴직 대상에 포함될 경우 운항 자격마저 박탈될 가능성이 높다.

이스타항공은 구조조정에 이어 매각 작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18일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다음 달 초 법정관리 신청을 목표로 재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 신청 기간을 단축한 것은 잠재적 인수 후보자들과 협상을 하기 위해서는 채무 조정이 선결적으로 이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법정관리 신청 후 사전회생계획안 제도(P-플랜)을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이스타항공은 대출을 통해 당장 국내선 운항 재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고 일부 노선의 운항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운항증명(AOC) 재발급을 위해 제2금융권 대출을 활용하는 등 다양한 자금 확보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스타항공은 14대 항공기 중 8대를 반납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희망퇴직 이후 400여명의 직원들로 회사 경영을 정상화 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결국 매각 성사에만 초점을 맞춰 직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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