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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핑크만큼 핫하다" LoL이 만든 'K팝 아이돌' K/DA 컴백 임박![오지현의 하드캐리]

가상 K-팝 아이돌 ‘K/DA’는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에 등장하는 챔피언 4인으로 구성됐다. /라이엇 게임즈




“I‘m a goddess with a blade(나는 검을 든 여신). 소리쳐봐 내 이름. 잊지 못하게 loud, loud, loud, loud(크게, 크게, 크게, 크게).”

10년 간 부동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인기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에는 특별한 ‘K-팝(케이팝)’ 아이돌이 있습니다. 바로 LoL 챔피언 아리, 아칼리, 이블린, 카이사로 구성된 가상 걸그룹 ‘K/DA(케이디에이)’입니다. 이들이 2년 만의 컴백을 앞두고 있어, 전 세계 LoL 팬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지난 21일 공식 SNS 계정을 통해 K/DA의 컴백을 밝혔습니다. 공식 계정에는 실존하는 아이돌 그룹과 마찬가지로 컴백 일정과 함께 각 멤버들의 티저 이미지가 차례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K/DA는 오는 27일 낮 12시(한국시간 28일 오전 4시)에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싱글 ‘더 배디스트(The Baddest)’를 공개할 예정입니다.

게이머라면 익숙할 용어 ‘K/DA’는 흔히 ‘킬뎃’으로도 불리는데요. 한번 죽을 동안(death) 몇 명의 적을 처치했고(kill), 처치를 도왔는지(assist)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킬뎃이 3이라고 하면, 플레이어 본인이 한번 죽을 동안 적 3명을 죽였으니 상당히 게임을 잘 하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거죠. 해당 챔피언에 대한 숙련도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척도 중 하나입니다. 게임 내에서 통용되는 용어를 그룹 이름으로 활용한 겁니다.



K/DA의 첫 등장은 상당히 강렬했습니다. 데뷔곡인 ‘POP/STAR(팝스타)’는 전 세계 게임 팬과 이를 넘어 케이팝 팬, 일반인까지 사로잡았습니다. 메인보컬, 래퍼, 댄서 등 그룹의 구성은 물론 곡의 형식과 한국어 가사까지 기존 케이팝의 문법을 그대로 따랐습니다. 게임 내 세계관을 활용한 가상 아이돌이라는 전례 없는 개념이 대중문화 속으로 스며든 겁니다.

그러면서도 제작은 케이팝 본산인 한국과 거리가 먼 글로벌 게임 개발사 라이엇 게임즈가 하고, 한국 아이돌 ‘(G)I-DLE(여자 아이들)’ 2인을 포함한 다국적 멤버가 참여했다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케이팝이 한국을 넘어 하나의 장르로 발돋움한 살아 있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아이돌 명가’라는 별칭도 얻었습니다.



지난 2018년 인천 문학 주경기장에서 개최된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오프닝 행사에서 가상 아이돌 ‘K/DA’ 멤버 아리가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무대 위에 구현되어 있다. /유튜브 캡쳐


K/DA는 지난 2018년 ‘롤드컵(LoL 월드 챔피언십)’ 결승전 무대에서 데뷔곡 라이브와 뮤직비디오를 동시 공개했습니다.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실제 무대 위의 가수와 증강현실 속 가상 아이돌 K/DA가 함께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신선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뮤직비디오 역시 모션캡처 기술을 통해 실제 가수의 춤 동작과 입모양을 그대로 본따 수준이 높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습니다.

이날 공개된 뮤직비디오는 조회수 3억회를 돌파해 유튜브에 게시된 모든 게임 관련 영상을 통틀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영상이 됐습니다. 전 세계 음원 차트도 휩쓸었습니다. 미국 아이튠즈 ‘케이팝 차트’에서 1위, ‘팝차트’ 4위를 기록했고, 멜론과 벅스에서도 실시간 차트 상위권에 들어 게임 OST로서는 이례적인 족적을 남겼습니다.

컴백을 앞두고 지난 25일(한국시간) 공개된 K/DA 멤버 카이사의 티저 이미지. /라이엇 게임즈


이번에 공개되는 신곡 ‘더 배디스트’는 ‘발매 전 싱글(pre-release single)’로 표시돼 있어 롤드컵을 기점으로 또 다른 곡들도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게임 내 탄탄한 세계관을 확장해 가상 아이돌을 제작하면서, 이를 통해 다시 게임 문화가 풍부해지는 선순환 효과를 일궜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전에는 미처 상상하지 못했던 신(新) 개념 아이돌의 등장입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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