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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판으로 문 막고 태풍 마이삭에 초긴장...여수 만성리해수욕장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2일 오후 전남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에 있는 상점들이 철판이나 합판으로 출입구와 창문 등을 막아 태풍에 대비하고 있다. 만성리 해수욕장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때 침수 피해를 크게 입었다./여수=연합뉴스




전남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은 2일 제9호 태풍 마이삭이 북상하면서 ‘전운’이 감돌았다.

만성리 해수욕장 상가는 전투를 대비하듯 철문과 합판으로 출입문과 창문을 모두 가렸다.

모래 해변 위 도로변에 들어선 상가는 횟집과 일반식당, 펜션, 슈퍼 등 20여곳인데 일찌감치 문을 닫아 썰렁했다.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할 수 있는 야외 평상도 안전을 위해 바닥을 모두 떼어내 철골 구조물만 앙상하게 남았다. 뜨거운 햇살을 막았던 파라솔도 모두 제거돼 부서진 우산대처럼 몰골을 드러냈다.

간혹 관광객들이 바닷가로 내려가 커다란 파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지만, 강풍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이내 나오고 말았다.

해마다 태풍이 불 때마다 피해를 봐서인지 상인들은 일상처럼 물건을 가게 안으로 들이고 문단속을 했다.



이번 태풍이 17년 전인 2003년 태풍 ‘매미’와 동선이 비슷하다는 뉴스가 전해지면서 주민들은 같은 피해를 보지 않을까 걱정했다.

만성리 해수욕장은 2012년 태풍 ‘산바’가 덮쳐 도로가 끊기고 상가가 검은 모래에 잠기는 등 피해를 봤다. 특히 태풍 ‘마이삭’이 지나는 시각과 만조 시각이 겹칠 것으로 예상되자 어민과 주민들은 또 피해가 재현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만성리해수욕장 인근 평촌마을 주민들은 일찌감치 가게 문을 닫고 시내 모텔이나 친척 집으로 몸을 피했다.

장성윤(63) 평촌마을 통장은 “태풍 매미 때 바다에서 넘어온 물이 집 안방까지 찼다”며 “오늘 밤 10시 만수위가 되면 수위가 더 올라가 강풍에 큰 파도가 치면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11년 전 여수에 정착해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강경선(55)씨는 “코로나19 때문에 장사도 못 하고 해수욕장도 일찍 폐장하는 바람에 살기 힘든데 태풍까지 덮쳐 걱정이 많다”며 “태풍 볼라벤 때도 숟가락 하나 못 건지고 다 바다로 보냈는데 이번에는 제발 큰 피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바랐다.

어민들도 태풍 대비에 여념이 없었다. 작은 선박은 모두 육지로 올리고, 어구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단단하게 묶었다./김선덕기자 sdkim@sedaily.com

제9호 태풍 ‘마이삭’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는 2일 오후 전남 여수시 만성리 해수욕장에 큰 파도가 밀려오고 있다. 만성리 해수욕장은 지난 2003년 태풍 ‘매미’때 침수 피해를 크게 입었다. /여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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