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혁 빅히트엔터인먼트 대표가 기업공개(IPO) 이후 앉을 ‘돈방석’의 크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모가격 기준으로 방 대표는 약 1조 6,700억원의 자산은 사실상 확보한 상태로, 그 이후 주가 흐름에 따라 재벌가 회장님 못지 않은 부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따상’(더블 상한가·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로 결정된 후 상장 첫날 상한가)을 달성할 경우 방 대표는 상장 당일 단숨에 정몽구 현대차그룹회장을 밀어내고 국내 주식부자 순위 5위권까지 뛰어오를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빅히트 증권신고서 상 방 대표가 보유한 빅히트 주식은 지난 2일 기준 1,237만7,337주(현재 지분율 43.44%)다.
공모가가 희망 범위(10만5,000원~13만5,000원)의 상단인 13만5,000원으로 결정될 경우 방 대표의 지분가치가 1조6,709억원에 달하는 수량이다. 이는 현재 연예인 주식부자 1·2위인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창업자(2,566억원, 이하 지난 4일 종가 기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창업자(1,707억원) 등 상장사 주식을 100억원 이상 보유한 연예인 주식부자 7명 전체 주식 재산(7,100억원)의 약 2.4배에 달한다.
방 대표의 지분 가치는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각각 1조5980억원)도 앞선다.
게다가 최근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IPO에서 나타난 폭발적인 공모주 투자 열기를 고려하면 빅히트 상장 이후 방 대표의 주식 재산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7월 초 SK바이오팜은 상장 첫날 따상에 이어 이후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이어가는 대기록을 썼다.
만약 빅히트 공모가가 13만5,000원으로 정해지고 SK바이오팜처럼 따상에 성공하면 첫날 방 대표 지분 가치는 4조3,444억원으로 부풀게 된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현재 상장사 주식부호 순위와 비교하면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4조2,597억원)을 넘어 5위에 해당하는 재산이다.
물론 빅히트 주가가 상장 이후 실제로 어떻게 움직일지는 미지수다. 각각 31조원, 59조원에 달하는 돈이 몰린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전례없는 흥행으로 공모주 시장이 뜨거운 것은 맞지만, 증권가 일각에서는 공모가가 기업가치를 웃도는 수준이라는 평가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용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빅히트 상반기 실적이 예상을 크게 뛰어넘으며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최대 4조8,000억원으로 지난 6월 예상한 기업가치 3조5,000억원을 1조원 이상 초과했다”며 “빅히트의 공모가 기준 주가수익비율(PER)은 최고 61배로 엔터테인먼트 종목의 현재 평균 PER 30~35배를 고려하면 약 45~88%의 ‘1등주 프리미엄’이 적용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빅히트 매출의 약 88%가 방탄소년단에서 나올 정도로 방탄소년단 의존도가 큰 점, 김석진(진) 등 방탄소년단 멤버의 입대 시기가 다가오는 점 등도 향후 주가 전망에 부정적인 요소다.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상장 이후 빅히트 성장 전망에 대해 “방탄소년단에서 나오는 이익을 결정하는 이 그룹 팬덤 성장은 성숙기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지난 6월 인수된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 소속 보이그룹 세븐틴의 높은 국내 및 일본 팬덤 성장세가 빅히트 연결 실적 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빅히트 연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1,500억원, 1,2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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