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27)씨를 둘러싸고 이른바 ‘군 휴가 미복귀’ 의혹에 이어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논란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추 장관이 단순 무혐의를 받는 게 목적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완벽하게 해결되기를 바란다면 통 크게 (야당의) 특임검사 요구에 합의해주는 것도 방법”이라고 상황을 짚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7일 전파를 탄 KBS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나와 “장관의 가족이 연루된 사안이고, 지금 현행 검찰의 중립성에 대해 추 장관과의 갈등 또는 친소 관에 계속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이라면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전 최고위원은 추 장관의 전 보좌관이 서씨의 부대로 휴가 관련 문의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과 관련, “본인이 전화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보좌관을 통해 소위 말하는 어머니의 위세를 등에 업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면서 “본인이 전화를 못 걸고 보좌관이 건 것에 대해서는 해명이 안 된다. 이것에 대한 해명이 나오기 전까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최고위원은 이어 “예전에 모 대선주자 같은 경우 보좌진에게 본인 부인의 비행기 표 예약 등을 부탁했다가 굉장히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고 지적한 뒤 “이번 사안이 더 중하다고 본다. 아들이 본인의 군 복무와 관련 사안을 보좌관이 대신한 것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어떤 공무원도 이런 노릇하라고 월급 받는 사람 없다”고도 말했다.
이같은 이 전 최고위원의 주장에 대해 이날 라디오 방송에 함께 출연한 현근택 더불어민주당 법률위원회 부위원장은 “수사는 빨리 끝내야 한다고 본다”면서도 “기본적으로 특임검사는 안 맞다”고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현 부위원장은 “옛날에 그랜저 검사니 벤츠 검사처럼 특임검사는 검사의 비위에 대한 것을 했던 것”이라고 말한 뒤 “만약 검사의 비위가 되려면 지금까지 나온 것으로는 조서를 작성할 때 누락시켰다든지 이런 것 말고는, 사실 특임검사 할 만한 내용은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지금 검사를 사실상 총지휘하고 있는 추 장관 관련 건이기 때문에 중립성 문제도 당연히 있는 것이고, 이 수사 자체가 8개월째 질질 끌리고 중간에 수사팀이 싹 교체된 것 자체가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당연히 특임검사를 지정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연일 추 장관의 아들 서씨의 군 복무를 두고 ‘황제복무’, ‘통역병 청탁’ 등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특임검사를 임명해 서씨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며 총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황제복무’ 의혹과 관련해선 서씨가 2017년 6월5일부터 14일, 15일부터 23일까지 19일 두 차례 ‘병가’를 사용한 이후, 군에 복귀하지 않은 채로 같은 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 동안 개인 연가를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이에 대해 추 장관(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보좌관이 부대에 전화를 걸어 군의 규정을 어기고 서씨의 병가를 연장했다며 서씨가 근무한 부대의 지원장교 A대위와의 녹음 통화 파일을 공개한 바 있다.
지난달 30일 A대위는 신 의원과의 통화에서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 일병 병가가 연장되는지 문의하는 전화가 왔다”며 “보좌관 역할 자체는 국회의원의 업무를 보좌하는 건데, 왜 보좌관이 굳이 이걸 해야 하지 하는 생각을 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 의원은 이날 서씨 군 복무 당시 2018년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 등 외압이 있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만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신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2017년 11월 평창올림픽 통역병 선발을 담당했던 군 최고 책임자 A 대령은 “(서씨를 통역병으로) 보내라는 청탁이 (국방부) 장관실이나 국회 연락단에서 부하들한테 많이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추 장관의 아들 서씨 측 변호인은 6일 ‘병가 특혜’ 의혹 해명 차원에서 2015년 4월 7일 무릎 수술 관련 진료기록과 2017년 4월 5일 무릎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서, 2017년 6월 21일 병가연장을 위한 진단서 등을 공개했지만, 24~27일 연가를 사용한 부분에 대해선 해명하지 않았다.
‘통역병 외압’ 의혹에 대해선 “카투사는 선발 후 논산에서 전반기 훈련을 5주 받고 의정부에서 후반기 교육을 3주 받는다. 후반기 교육 퇴소식 때 가족들이 면회를 오고, 부대배치 및 보직은 가족들이 보는 상태에서 컴퓨터 난수추첨 방식으로 결정된다”며 “부대 및 보직 배치와 관련한 사항에 대해서는 본인이 퇴소하기 전까지는 절대 알 수 없으며 어떠한 외부 개입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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