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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바이든, 플로리다 등 경합주서도 각축...첫 TV토론 '분수령' 되나

■트럼프 지지율 바이든 첫 추월

반인종주의 시위대 일부 폭력에

백인·히스패닉, 트럼프로 돌아서

다른 경합주 4곳도 격차 좁혀져

TV토론, 29일부터 세차례 진행

정가 "트럼프 우위 차지" 분석속

초반 30분이 유권자 표심 가를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공항에 세워진 자신의 전용기 ‘에어포스원’ 앞에서 많은 지지자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 6월 미 경제방송 CNBC가 조사한 플로리다주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50%의 지지를 얻어 43%에 그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오차범위 밖에서 크게 따돌렸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캘리포니아(55명)와 텍사스(38명)에 이어 세 번째로 선거인단이 많은 플로리다(29명)를 놓치면 선거에서 패배할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문제에다 5월 말 반인종주의 시위를 촉발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이 겹친 결과였다.

하지만 7~8월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를 내세운 시위대가 일부 폭력 양상을 띠면서 백인 보수층을 중심으로 여론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법과 질서를 강조하면서 그 틈새를 파고들었다. 플로리다만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인과 히스패닉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여론조사에서는 42%의 지지를 얻어 바이든 전 부통령(43%)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6월과 비교하면 격차를 대폭 줄인 셈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으로 지지율에서 바이든을 역전했다는 조사까지 나오면서 11월 대선을 한 달 보름여 앞두고 미 대선 구도가 안갯속으로 빠져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승패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경합주에서의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고 있어 선거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가고 있다. 미국 현지 매체들도 “전체적인 지지율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앞서지만 현장에 가보면 판단이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미국은 해당 주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후보에게 선거인단을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어 경합주에서의 승패가 중요하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체 득표수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장관에게 280만표나 뒤지고도 당선될 수 있었던 이유다.

최근의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고무적이다. 6개 경합주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을 뺀 나머지 4곳에서는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수준으로 좁혀졌다.



민주당 내에서도 위기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다. 히스패닉을 중심으로 한 소수인종의 지지가 예상보다 낮다는 경고음이 내부에서 흘러나오는 가운데 좌파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좀 더 좌파적·진보적 정책 노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공약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별다른 차이가 없어 이대로라면 2016년처럼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CNBC는 “전국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 격차가 다소 줄어들고 있지만 바이든 전 부통령은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을 앞선다”며 “위스콘신과 애리조나를 비롯해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했던 경합주에서 바이든이 우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플로리다 선거활동을 위해 1억달러를 내놓기로 하면서 측면 지원에 나섰다.

전문가들은 TV 토론이 향후 판세를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TV 토론은 이달부터 다음달까지 세 번 이뤄지는데 1차 토론이 오는 29일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V 토론은 국민들에게 첫인상을 각인시키는 첫 30분이 중요하다”며 “바이든 전 부통령의 경우 그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으며 민주당이 좌파로 가지 않게 통제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TV 토론만큼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 대선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TV 토론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매섭게 몰아친 바 있다. 유권자들의 생각도 비슷하다. 지난달 USA투데이가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7%가 트럼프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우위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우편투표도 큰 변수다. 코로나19로 우편투표에 나서는 유권자가 대폭 늘 것으로 관측되면서 최종 개표완료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은 22개 주에서 지난 대선 때 우편투표 비율은 10%에도 못 미쳤지만 올해는 거의 절반 이상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우편물이 늦게 도착해 투표를 할 수 없거나 무효표 급증에 따른 반발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올해 민주당 경선만 해도 표가 집계되는 데 며칠, 때로는 몇 주가 걸렸다”고 우려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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