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폐 역효과를 지적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조세연) 보고서를 둘러싸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설전을 벌이는 가운데 은수미 성남시장이 이 지사를 거들고 나섰다.
은 시장은 20일 페이스북에 ‘성남지역화폐의 긍정 효과와 조세연 보고서의 문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역화폐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가부터 고용효과까지 매우 긍정적이며 만족도도 큰 거로 확인했다”며 지난해 말 가천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연구용역 결과를 제시했다.
은 시장은 “2010∼2018년 전국사업체 자료를 대상으로 한 조세연 보고서는 해당 시기가 성남을 제외하면 전국의 지역화폐가 거의 없거나 규모가 매우 적었다”며 “즉 지역화폐는 사실상 최근 정책이라는 점에서 ‘분석할 수 없는 걸 분석’했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은 시장은 “인근 지역의 소비가 감소한다는 주장, 즉 성남의 지역화폐로 용인, 송파, 하남 등의 소상공인이 피해를 입는다는 주장은 지역화폐의 특성과 진화를 이해하지 못한 데다가 근거제시가 없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남시 지역화폐는 역외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고 타 지자체도 도입 및 확대과정에서 지역을 잘 묶고 역외효과를 차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은 시장은 “(지역화폐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 정책과 이재명 도지사 견해는 소상공인을 위한 최적 지원을 고민한다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이라며 “성남 역시 성과를 평가하고 진화를 기획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시절 핵심정책으로 추진한 지역화폐를 도내 31개 시·군으로 확대했다. 이들 시·군 가운데 성남시의 발행액(올해 3,500억원 예상)이 가장 많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지난 15일 보고서에서 “특정 지역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가 다양한 손실과 비용을 초래하면서 경제적 효과를 상쇄하는 역효과를 낸다”고 분석했다. 이에 이 지사는 “근거 없이 정부정책을 때리는 얼빠진 국책연구기관”이라고 비판하면서 조세연 보고서를 두둔하는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 등과도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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