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블랙핑크가 첫 정규앨범의 타이틀곡인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 속 간호사 복장을 두고 성적 대상화 논란에 휩싸였다.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답습했다는 비판이 거세게 제기됐고,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6일 “특정한 의도는 없었지만 왜곡된 시선에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공개된 블랙핑크의 ‘Lovesick Girls’ 뮤직비디오를 보면 멤버 제니가 간호사 복장을 하고 나오는 장면이 있다. 곡 중 나오는 ‘No doctor could help when I‘m lovesick’(내가 사랑에 아파할 때는 어떤 의사도 소용없다)는 가사를 간호사와 환자 1인 2역 연기로 표현한 장면이다. 이 중 간호사 복장을 한 제니는 헤어캡, 타이트하고 짧은 흰 치마에 빨간 색 하이힐을 신고 있었다.
간호사의 실제 복장과 동떨어진 차림으로, 왜곡된 이미지로 성적 대상화를 시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간호사들은 병동에서 하이힐을 신지 않으며 몸에 붙는 옷도 입지 않는다. 트위터 등 소셜 미디어에서는 ‘#간호사는코스튬이아니다’, ‘#Stop_Sexualizing_Nurses’, ‘#nurse_is_profession’ 등의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보건의료노조도 지난 5일 성명을 내 “‘코스튬’이란 변명 아래 기존의 전형적인 성적 코드를 답습한 복장과 연출이었다”며 “대중문화가 왜곡된 간호사의 이미지를 반복할수록 갑질과 성폭력의 대상으로 노출되는 상황은 더 악화될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한간호협회도 YG엔터테인먼트에 항의 서한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YG 측은 입장을 내 “현장에서 언제나 환자의 곁을 지키며 고군분투 중인 간호사 분들에게 깊은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특정한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뮤직비디오도 하나의 독립 예술 장르로 바라봐 주시길 부탁드린다”며 “각 장면들은 음악을 표현한 것 이상 어떤 의도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해당 장면을 편집할지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대한간호협회가 재반박에 나섰다. 협회는 뮤직비디오 속 복장에 대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간호사 성적 대상화 풍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며 “글로벌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사회적 책임을 무겁게 느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방역 현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있는 우리 간호사들의 권익을 개선시키기는커녕 사기마저 저하시킨 결과를 초래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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