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 605명 정리해고 시행…직원 30%만 남긴다

14일 정리해고 실시 예정

사측 "매각 성사 위해선 몸집 줄여야"

노조, 거센 반발…"재고용 약속, 신뢰 안 가"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노동자 고용유지 촉구를 위한 조종사 노동조합 합동 기자회견’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이호재기자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스타항공이 직원들의 반발에도 대규모 직원 정리해고를 실시한다. 이스타항공은 매각 성사를 위해 전체 인원 중 3분의 1 수준만 남기고 직원들을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1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오는 14일 직원 605명을 정리해고한다. 이후 이스타항공의 직원은 총 590여명이 된다.

이스타항공이 구조조정을 실시하는 것은 제주항공과 인수·합병(M&A)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스타항공은 장기간 제주항공과 협상을 진행했으나, 결국 매각에 실패했다. 지난 3월 이스타항공은 전 노선 운항을 중단했고, 고정비용 절감을 위해 항공기를 6대만 남기고 조기 반납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은 재매각을 진행 중이지만, 잠재적 인수 후보들이 회사 규모 축소를 요구해 정리해고를 결정했다.

추후 이스타항공은 추가 구조조정을 시행해 400여 명의 직원들만 남긴다는 계획이다.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선·국제선 운항을 모두 중단할 당시 1,680여명이던 직원 수는 30% 수준으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조종사 노조는 정리해고에 반발하며 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조종사노조는 “운항 재개를 위해 고통을 감내하며 8개월째 임금 한 푼 못 받았지만 정리해고됐다”며 “추후 회사 경영 정상화 시 재고용을 약속했으나,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지방노동위원회(지노위)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부 직원들이 실업 급여나 체당금(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해 체불 임금의 일정 부분을 노동자에게 지급하는 제도)을 받기 위해 구제 신청을 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됐다.

현재 이스타항공은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고, 전략적투자자(SI) 4곳이 현재 투자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