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국내 로봇산업이 주요 기술에서 일본에 밀리고, 가격에서는 중국에 밀리는 ‘넛크래커’ 현상에 대해 지적했다. 이어 36조 원 규모의 세계 로봇시장을 잡으려면 정부가 공공수요 및 공동수요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로봇산업에 대해 “로봇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 및 소프트웨어는 일본,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저렴한 가격의 중국산 로봇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로봇 활용 분야가 자동차·반도체·디스플레이에 편중됐다”며 “로봇산업의 가격, 품질, 기술, 제조, 인적자원 등 경쟁력은 주요 선진국 대비 취약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로봇 기술을 개발하는 단계를 넘어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이 공공수요 및 공동수요 창출을 위해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제안했다. 공공수요는 국방, 복지 등과 같은 공적 영역에서의 로봇수요를 의미하고, 공동수요는 일반산업 영역에서의 로봇 수요를 의미한다.
네덜란드 축산업을 키운 ‘milking robot(우유 짜는 로봇)’을 예시로 들었다. 네덜란드 정부가 축산업자 1,000여 명을 모아 공동수요를 진행하고 사양을 통일해 로봇 업계를 크게 키웠다는 것이다. 양 의원은 “농림축산식품부를 비롯한 각 수요 부처에서 이런 공동 수요를 창출하는데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작년 기준 세계 로봇시장 매출액은 306억 불(약 36조 원)로 최근 6년간 연평균 13%씩 증가해왔다. 그러나 2018년 기준 국내 로봇산업 매출액은 5조 801억 원에 그쳤고, 수출 또한 1조 1,319억 원에 불과했다. 또 수천 개의 국내 로봇 관련 기업에도 불구하고 정부 지원은 연간 7~8억 원 규모로 10여 개의 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친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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