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가격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가장 많이 상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 14개 단지와 비강남 16개 단지 등 30개 주요단지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강남과 비강남 아파트값는 30평 기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13억 9,000만원과 6억 1,000만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강남 아파트 가격은 노무현 정부(‘03~’08) 임기초에 평당 1,951만원이었다가 임기말 4,069만원으로 2.1배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17~’20)에서는 임기 초 4,471만원이던 평당 가격이 현재 6,991만원으로 1.6배 뛴 것으로 분석됐다. 나머지 정권별로는 △김영삼 정부(‘93~’98) 739만원→986만원(1.3배) △김대중 정부(‘98~’03) 986만원→1,951만원(2.1배) △박근혜 정부(‘13~’17) 3,415만원→4,471만원(1.3배) 만큼 상승했다. 이명박 정부(‘08~’13)에서는 4,069만원→3,415만원으로 20% 감소했다.
비강남 아파트 가격은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1·2위 상승률을 기록했다. 정권별로 △김영삼 정부(‘93~’98) 702만원→784만원(1.1배) △김대중 정부(‘98~’03) 784만원→1,020만원(1.3배) △노무현 정부(‘03~’08) 1,020만원→1,919만원(1.9배) △이명박 정부(‘08~’13) 1,919만원→1,792만원(0.9배) △박근혜 정부(‘13~’17) 1,792만원→2,032만원(1.1배) △문재인 정부(‘17~’20) 2,032만원→3,119만원(1.5배)을 기록했다.
전세가율도 노무현·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세가율은 아파트 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중이 얼마나 되는가를 나타낸다. 서울경제신문이 경실련 자료에 근거해 역대 정권별 임기초와 임기말 전세가율 상승정도(%포인트)를 계산해본 결과 비강남 지역의 전세가율은 △김영삼 정부(‘93~’98) 36.3%→42.0% △김대중 정부(‘98~’03) 42.0%→56.6% △노무현 정부(‘03~’08) 56.6%→36.7% △이명박 정부(‘08~’13) 36.7%→52.1% △박근혜 정부(‘13~’17) 52.1%→68.5% △문재인 정부(‘17~’20) 68.5%→47.8%였다.
노무현 정부에서 19.9%포인트, 문재인 정부에서 20.7%포인트가 감소한 것으로 전세가격이 부동산 가격 폭등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얘기다. 강남 지역 전세가율도 △김영삼 정부 0.7%포인트 상승 △이명박 정부 18.1%포인트 상승 △박근혜 정부 5.0%포인트 상승한 반면 △김대중 정부 3.1%포인트 △노무현 정부 11.5%포인트 △문재인 정부 12.0%포인트 하락했다.
구체적인 사례를 보면 1993년 아파트 가격이 1억 5,300만원(전세 7,000만원)이던 은마아파트는 2000년 2억 1,500만원(전세 1억 1,800만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2007년에는 10억 8,500만원(전세 2억 5,000만원)으로 폭등했다. 2014년에는 7억 9,300만원(전세 3억 5,900만원)으로 내려갔다가 올해 20억 500만원(전세 5억 500만원)으로 또 다시 폭등했다. 목동 7단지도 2000년 1억 8,000만원이던 아파트 가격이 2007년 7억 3,500만원, 2014년 6억 1,000만원, 2020년 14억 1,5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노무현·문재인 두 정권이 2억원 짜리 아파트를 20억원으로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부동산 가격 급등이 분양가상한제 유지 또는 폐지의 정책 기조에 따라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실련이 분석한 자료에서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 2000년~2007년까지와 2014년 이후 부동산 가격이 30평 강남 평균 집값 기준으로 각각 9억원 10억 7,000만원 상승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됐던 1993년에서 200년까지는 1억 1,000만원 상승에 그쳤고, 2007년에서 2014년까지는 2억원이 하락했다.
경실련은 “문재인 정부 3년 내내 크게 오른 아파트값으로 인해 전세가도 향후 계속 상승할 것이 분명하다”며 분양가상한제와 전세보증금 의무보증제 도입 등을 촉구했다.
/방진혁기자 bread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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