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 피해자를 대리하는 여성단체들이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을 만들었다. 이들은 “100일은 길고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꿋꿋하게 살아 진실을 규명하고 우리 사회가 정의를 실현하는 모습을 반드시 지켜보고 싶다”는 피해자의 발언을 전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성민우회 등은 15일 서울시청 앞에서 공동행동 출범 기자회견을 열고 사건 피해자이자 박 전 시장의 전직 비서인 A씨의 발언을 대독했다. 이날은 피해자가 박 전 시장을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고소한 지 100일째 되는 날이다.
A씨는 “신상에 관한 불안과 위협 속에서 거주지를 옮겨 지내고 있다”면서 “거주지를 옮겨도 멈추지 않는 2차 가해 속에서 다시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망감에 괴로워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A씨는 “한편으로는 함께 해주시는 분들의 마음과 그를 통해 앞으로 바뀔 많은 일을 벅찬 가슴으로 기대하는 마음이 들기도 한다”면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가 막강한 권력 뒤에서 위선적이고 이중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든 것에 대한 사회적 반성이 이뤄지고 이와 유사한 일을 예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우리 사회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날 공동행동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지은 씨의 발언도 대독했다. 김씨는 “박원순 사건 피해자분께서 겪는 현실을 보면서 지난 시간을 반복해 보고 있다는 기시감이 든다”면서 “앞서 비슷한 일을 겪은 한 사람으로서 굳건한 연대와 변함없는 지지의 마음을 전한다”고 했다.
288개 여성·노동 시민단체가 참여한 공동행동은 박 전 시장 사건의 진상규명과 조직 내 성차별·성폭력 근절을 위한 활동을 펼쳐나갈 방침이다.
/김태영기자 youngki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