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러시아가 다음달 열리는 미국 대선의 유권자 등록 자료를 입수, 대선에 영향을 미치려고 한다고 미국 정보당국이 주장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존 랫클리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가짜 메일을 보내는데 이 같은 자료를 이용했다며, 이란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더 많은 조처를 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러한 행동들은 절박한 적들에 의한 절박한 시도”라며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혼란을 야기하고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을 희망하는 외국 행위자들이 허위정보를 등록 유권자들에게 전하는데 이 자료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보당국은 이란과 러시아가 입수한 자료 대부분은 공개된 자료였으며, 선거 결과나 투표 등록자에 대한 정보가 변경됐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WSJ는 극우 단체인 프라우드 보이즈(Proud Boys)에서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 이메일도 이란 측이 보낸 것이라고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다만 랫클리프 국장은 가짜 이메일 배후에 이란이 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프라우드 보이즈 등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앞서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알래스카 등의 일부 유권자들은 “당신은 대선에서 트럼프에게 표를 던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당신을 추적할 것”이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라우드 보이즈 측은 해당 이메일 계정이 도용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랫클리프 국장은 이란으로부터 도용돼 발송된 이메일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피해를 주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WSJ는 이는 민주당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선거에서의 공공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것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다만 알리레자 미르유세피 유엔 이란 대표부 대변인은 “이란은 미국의 선거에 간섭하는 데 관심이 없으며, 선호하는 결과도 없다”고 개입설을 부인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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