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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별세] 빈소 조문 후 "재벌개혁" 외친 박영선

박영선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 지속에 많은 힘 될 것"

"30여년 전 대한민국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높게 평가해"

국정농단 청문회 당시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 상장 문제 삼기도

장관 취임 후에는 삼성과 자상한 기업 협약 맺는 등 우호적 관계 형성하기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오후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서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삼성서울병원에는 셋째날인 27일도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 행렬이 잇따랐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오후 3시5분께 빈소를 방문해 40여분 가량 유가족을 위로한 후 3시44분께 조문을 마쳤다.

‘삼성 저격수’로 유명한 박 장관은 이날도 재벌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 장관은 “재벌개혁은 잊혀 져서는 안되는 화두다”며 “재벌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 지속에 많은, 앞으로도 힘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동시에 박 장관은 고인이 된 이 회장의 업적을 기렸다. 박 장관은 “마침표의 크기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인간은 누구나 마침표를 찍게 된다”며 “이건희 회장님의 마침표는 반도체에 대한 진한 애착이 만든 글로벌 기업 삼성, 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30여년 전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그것이 결국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본다”며 “통찰력에 대해서 높게 평가 합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여러 별명이 있지만 ‘삼성 저격수’로 유명하다. 지난 2015년에는 당에서 재벌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박 장관은 삼성그룹을 겨냥한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대표적으로 ‘이학수법안(정식명칭 ’특정재산 범죄수익 등의 환수 및 피해구제에 관한 법률안’)이 있다.

지난 2015년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3남매가 1999년 발행된 신주인수권부사채(BW)로 2조 5,000억원에 이르는 이익을 얻었다고 알려져 논란을 빚었을 때 박 장관이 대표 발의했다.



박 장관은 초선 국회의원 시절인 2005년 6월 삼성그룹 계열사의 초과주식을 처분하는 것을 골자로 한 ‘금산법 개정안(금융산업구조개선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당시 박 장관은 “(삼성이) 글로벌화 과정에서 세계 브랜드로 성장하려면 과거 재벌에게 돌아간 특혜 부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에게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재벌 때문에 우리의 경제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국회 상임위원회,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관련 청문회 등에서 삼성을 정면 겨냥한 질타를 쏟아내며 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불리기도 했다. 박 장관은 지난 2016년12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청문회 당시 트위터를 통해 “28년만의 재벌 총수 청문회. 아버지 잘 만나 황금 수저 물고 나온 그들의 답변은 모른다는 것으로 위기 모면하려는 것.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최순실에게 300억 돈 주었다’, ‘삼성물산합병이 승계와 관련 없다’는 강변. 우리가 또 속아야 하는 건가요?”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어 “삼성 미래전략실은 지주회사로 가면 당연히 없애야 합니다. 삼성물산과 인적분할된 삼성전자가 지주회사로 되면 이재용 부회장은 또 세금 안 내고 330조 삼성의 주인이 됩니다”라며 “이를 위해 중간지주회사를 허용하자는 국회로비가 이미 시작됐지요. 미래 전략실 폐쇄의 이유?”라며 이 부회장을 비판했다.

청문회장에서도 박 장관의 삼성 비판은 계속됐다. 최순실 국정농단 국정조사 1차 청문회에서 박 의원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물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35%를 갖고 있다.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 삼성 바이오 상장에서 가장 득 보는 사람은 바로 본인이다”라며 삼성의 정경유착 의혹을 비판했다. 또 “지금까지 8조의 재산이 불어났는데 상속세 증여세는 16억만 내고, 자신의 힘으로 재산이 증식된 적이 있느냐”고 말했다.

삼성에 대한 박 장관의 비판적 태도는 장관 부임 후 180도 달라졌다는 평가다. 중기부는 지난 4월 7일 ‘마스크 생산 숨은 조력자인 자상한 기업, 스마트공장 빛을 발하다’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냈다. 삼성전자가 마스크 제조업체 네 곳에 스마트공장 노하우를 전수하고 생산공정 개선 및 기술지도에 나서면서 추가 투자 없이 이들 업체의 마스크 생산량이 단기간에 51% 상승했다는 내용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중소기업중앙회와 ‘자상한 기업’ 협약을 맺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앞장서 벌이는 등 중소기업 지원과 상생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 장관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거와 같은 황제 회장 시대는 지나갔다. 삼성 스스로 많이 변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종갑·이수민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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