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현대자동차의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직접 몰고 부친인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례식장을 찾은 가운데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회장의 차에도 관심이 쏠린다. 한국 시장 점유율 1위는 물론 글로벌 자동차 시장 5위권인 현대차그룹 수장의 차량이어서다.
27일 현대차에 따르면 정 회장은 전날인 26일 오전 10시50분께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에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대형 세단 ‘G90’을 타고 조문했다. 정 회장이 조문용 차량으로 낙점한 건 평소 업무용 차량으로 쓰는 ‘G90’였던 셈이다.
현대차그룹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이끄는 정 회장은 현대차의 미래차 중 하나인 수소전기차 넥쏘를 타고 언론 앞에 자주 섰지만 이날 만큼은 재계 거목의 별세 소식에 예를 갖추기 위해 G90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지난 14일부터 현대차그룹 회장에 취임한 만큼 그룹 수장으로서 지위를 고려한 선택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회장 자리에서 물러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2005년만 하더라도 당시 가격으로 1억4,303만원인 최고급 세단 에쿠스 리무진을 애용했다. 현대차의 최고가 차량으로 ‘현대차의 자존심’이라는 별칭이 따라 다닌 차량이다. 당시 부회장이었던 정의선 회장은 아버지보다 한 등급 아래인 1억원대 초반의 에쿠스를 탔다. 정의선 회장은 에쿠스 외에도 현대·기아차의 다양한 차량을 애용했다. 2005년 기아차 사장 시절에는 오피러스를 업무용차로 애용했고 2008년 모하비 출시 후에는 모하비를 타는 모습이 자주 목격돼 모하비에는 ‘정의선의 차’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서종갑기자 ga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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