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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트럼프도 바이든도 '대중 강경책'…韓손익계산서는







11월 3일 미국 대선이 26일(현지 시각) 8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는 수많은 주제들에 대해 불같이 맞붙고 있죠. 하지만 대중 정책에 대해선 두 후보 모두 ‘강경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왜 두 후보는 비슷한 노선을 택한 걸까요? 두 후보의 세부 정책은 어떻게 다르고, 그 정책들은 또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 20세기 미국의 적수는 소련과 일본

미국에서 대중 정책이 중요해진 건 사실 꽤 최근 일입니다. 20세기, 미국이 골치 아파한 나라들은 따로 있었죠.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냉전이 한창일 때, 미국은 공산주의 확산을 저지하고 소련을 포위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이 때 일본을 태평양 지역의 교두보로 삼았죠. 하지만 미국과 소련이 치열하게 싸우는 동안, 일본은 미국을 상대로 엄청난 무역 흑자를 내며 부강해지기 시작합니다. 미국 경제에 위협요소로 새롭게 떠오른 거죠.



미국은 일본에 통상압력을 가하는 방식으로 맞섰습니다. 1985년 미국은 막대한 무역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달러 환율을 조정하기로 했죠. 그리고 미국, 일본, 서독, 프랑스, 영국 다섯 나라가 모여 주요 통화에 대한 환율을 손봤는데요. 이 때, 미국은 일본 엔화의 고평가를 유도했습니다. 바로 그 유명한 ‘플라자 합의’ 이야기죠. 플라자 합의의 결과로 엔화 가치는 50% 넘게 올랐고,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은 추락했습니다. 그리고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시작됐죠. 소련 역시 1991년 이후 체제가 붕괴되면서 미국과 힘겨루기에서 져버렸습니다.



◇ 21세기 초, 경제적으로 협력한 미국과 중국

21세기에 들어서야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중국의 GDP가 미국 GDP의 8분의 1에 불과하던 2000년대 초반. 이때만 해도 미국과 중국은 경제적으로 협력하는 사이였습니다. 미국은 2001년 중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시켜 중국 경제 발전을 도와줬죠. 자본주의 경제의 일원이 된 중국은 여러 국가들과 교역을 쭉쭉 늘려갔습니다. 미중 간 무역 규모도 1980년엔 50억 달러에 불과했지만 2004년 2310억 달러로 늘었고, 2006년에 들어선 중국이 멕시코를 제치고 두 번째로 큰 무역국이 되었습니다.



◇ 2008년, 중국의 경제적 도약

쑥쑥 성장하던 중국이 본격적으로 미국의 적수로서의 싹을 보인 건 2008년인데요. 급성장기(제 3기)에 들어선 중국은 일본을 제치고 미국 국채 보유국 1위로 올라서기도 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선 글로벌 금융 위기가 일어나 불황으로 진입한 와중에, 중국에선 베이징 올림픽이 개최되며 상반된 그림을 보였죠.

2009년에 들어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시기, 중국의 GDP는 미국 GDP의 3분의 1 수준으로 성장했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을 팍스 아메리카나(팍스 아메리카나: 미국의 지배에 의해 세계의 평화 질서가 유지되는 상황을 표현하는 용어)에 묶어두기 위해 새로운 전략인 ‘아시아 재균형 전략’을 세웠습니다. 오바마 정부는 중국을 크게 자극하기보단 살살 구슬려 자기편으로 만들고자 했죠. 그러기 위해 중국이 내세우던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고요. 하지만 이 전략은 얼마 못 가 폐기됐습니다.

◇ 본격적인 중국 압박에 나선 트럼프 정부

2012년 들어 중국이 미국 GDP의 60%까지 순식간에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죠. 그제야 오바마 행정부는 ‘아시아로의 회기’(Pivot to Asia) 정책을 내세우며 중국을 견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이를 군사적으로 억압하겠다는 뜻으로까지 받아들이면서 공격적인 모습을 드러냈죠. 결국, 중국에게 훨씬 큰 압박을 가해야 중국의 힘과 영향력을 제한할 수 있겠다고 본 도널드 트럼프는 대통령이 된 후 강력한 중국 때리기에 나섰습니다.

관세부과, 환율압박, 기술제재 외에도 중국의 영향력이 커진 WHO에 지난 5월 탈퇴를 선언하고, 코로나19의 확산에 대해 중국에 책임 소재를 물으며 비난하는 등 다방면에서 공격하고 있습니다.



◇ 공화당 vs 민주당, 공화당의 대중 정책은

미국 대선으로 돌아와 보겠습니다. 민주당과 공화당 양 당은 기본적으로 ‘대중 강경책’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미국 의회에서 발의된 대중국 제재 법안들을 봐도 중국 때리기가 얼마나 초당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지 알 수 있죠. 결국 누가 당선되든 미중 갈등은 유지될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두 당의 전략은 다릅니다. 가장 큰 차이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고립주의’와 ‘다자주의’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인데요. 한마디로 공화당은 미국 스스로를 고립시켜 미국의 이익을 챙기겠다는 전략, 민주당은 다자조약에 참여하는 등 중국을 제외한 다른 세력과 동맹을 강화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입니다.





현 대통령인 트럼프의 정책부터 살펴보면, 트럼프는 ‘집권 2기 10대 아젠다’에 ‘대중국 의존 종식’의 구체적인 방법으로 ‘제조업 일자리 100만 개를 중국으로부터 되찾아 오기’. ‘중국 소재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중국에서 미국에 돌아온 제약·로봇 등 필수산업에 100% 비용공제’, ‘중국에 아웃소싱하는 기업의 연방 계약 금지’, ‘중국에 코로나19 확산 책임 묻기’ 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대다수가 미국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에 기반을 둔 정책이죠.

◇ 공화당 vs 민주당, 민주당의 대중 정책은

바이든의 경우는 다릅니다. 우선,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는 강경하지만 관세정책에는 비판적인 입장입니다. 바이든은 관세 때리기 보단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에 표적 보복을 하겠다고 말하는데요. 바이든은 뉴욕 타임즈와 인터뷰 중 외교 정책의 최우선순위를 묻는 질문에 부상하는 권위주의에 맞선 ‘자유세계’ 결집을 가장 먼저 꼽았습니다.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자유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을 모아 집권 첫 해에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담’을 개최하겠다는 구상안도 내놓았죠. 즉, 경제뿐 아니라 민주주의나 인권의 영역까지 범위를 넓혀 동맹국들과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겁니다. 때문에 민주당의 대중 정책이 공화당보다 강도가 높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죠.



민주당의 공약을 좀 더 살펴보면, 가장 주목되는 변화로 정책 강령에서 ‘하나의 중국’ 정책을 삭제하고 ‘대만관계법’ 이행을 추가했다는 점이 꼽힙니다. ‘하나의 중국’ 정책이란 중국 대륙과 홍콩, 마카오, 타이완은 하나로 본다는 건데요. 한 마디로 중국의 유일한 합법적 정부는 중화인민공화국이고 타이완은 중국의 영토라는 주장입니다. 중국은 자국과 외교적 관계를 맺는 나라들에게 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것을 요구해왔죠. 이에 따라 지금까지는 미국, 대한민국, 일본 등 많은 나라들이 하나의 중국 원칙에 동의하거나, 최소한 ‘존중’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 정책을 삭제하고 ‘대만관계법’을 추가했다는 건 중국에게 더욱 강력한 대응을 할 것이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 주요 대중 공략엔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 ‘홍콩 자치군에 대해 홍보시민의 민주적 권리지지’, ‘동맹과 함께 중국에 맞서 가장 강력한 입장에서 무역 조건 협상’, ‘기업이 미국 내 사업 중단, 노동력 아웃소싱 등 하면, 공공투자나 세제혜택 회수’ 등이 있습니다.

◇ 미국의 대중 정책, 우리나라엔 어떤 영향 미치나

우리나라는 이미 트럼프 집권 하에 지속적으로 미중 간 양자택일을 강요받아왔습니다. 특히 바이든의 경우 트럼프보다 동맹국 간 협력을 중시하기 때문에 동맹국에게 대중 공동전선 구축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을 경우, 우리나라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는 게 불가능해질 수 있는 거죠.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 우리나라 수출시장에 타격이 올 수도 있습니다. 지금 미중 무역전쟁은 중간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상황이 나빠지면 미국이 완제품 수입까지 안하겠다고 선언해버릴지도 모르거든요. 우리나라 수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게 중간재 수출인데, 이 중 80%는 중국으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즉, 중국에서 제조를 거쳐 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회 수출구조를 갖고 있는 거죠.



실제로 지난 9월 15일부터 미국의 ‘화웨이 금지 조치’가 발효되면서 중국의 최대 정보기술 기업인 화웨이가 반도체 부품을 새로 사지 못하게 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해석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지 못하게 된 거죠. 미 국무부가 5G망 구축에서 화웨이 등 중국 정보기술기업을 배제하는 ‘5G 클린 패스’를 내세우면서, 화웨이의 5G 무선장비를 사용하는 LG유플러스가 난감한 입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에 따르면, 작년 우리나라 경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해 0.4%포인트 가량 하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물론, 미국의 대중 제재가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가 주춤하면서 한국 반도체업계에 한층 여유가 생겼습니다. 화웨이가 경쟁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삼성전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과 8조원대 5G 통신장비 계약도 체결했죠.

외교는 미국에, 경제는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미중의 패권싸움이 어떻게 흘러가느냐에 따라 그에 맞게 대처를 할 수 있는 능력이 정말 중요합니다. 무역전쟁, 첨단기술전쟁을 넘어 군사 분야, 정치 분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미중 갈등 속에서 2020년 미국 대선에서 누가 대통령에 당선될지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미국 선거 제도, 우리나라와 다르게 굉장히 복잡합니다. 선거인단, 우편투표, 경선 등 우리에겐 낯선 개념들이 많죠. 게다가 기본적으로 승자 독식 원칙을 취하고 있어서 2016년 선거처럼 선거 직전까지도 지지율에서 앞서고 있던 힐러리 클린턴이 낙선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는 이변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다음 편에선 기초로 돌아가 복잡한 미국 선거 제도, 쉽게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정민수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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