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에서 버젓이 대마 판매…‘마약청정국’ 韓의 민낯 [범죄의 재구성]

대마 흡연·거래 주택가에서 흔하게 이뤄져

불법 의약품 구입도 계좌이체로 손쉽게 해

/이미지투데이

※본 기사는 1심 재판 과정을 통해 재구성된 내용으로, 대법원 판결을 통해 확정된 사실이 아님을 밝힙니다.

우리나라는 오랜 기간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져 왔다. 해외에서 일부 허용되는 대마를 법으로 금지할 뿐만 아니라 마약 밀수·거래에 대해서도 엄격한 편이다. 마약과 관계된 연예인들이 언론에 대서특필되고 여론의 비판을 받는 것도 ‘마약사범은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우리 사회의 믿음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와 같은 마약 청정국 지위를 의심케 하는 사건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일상에서 마약을 거래하고 대마를 흡연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9월 A씨는 서울 관악구 대학12길 노상에서 흡연을 하고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흡연은 맞지만 그가 피운 것은 담배가 아니다. 그는 금속재질의 파이프 끝에 대마 성분인 해쉬쉬 오일을 넣고 그 밑에 불을 붙여 파이프 반대쪽으로 나오는 연기를 들이마시는 방법으로 대마를 흡연하고 있었다. 주목할 점은 그가 대마를 피운 장소가 일반 주택가라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대마 흡연을 떠올리면 유흥가에서 한다거나 타인이 신고할 것을 대비해 집에서 혼자 하는 것을 생각하는데 그는 일반 주거구역 노상에서 대범하게 대마를 피운 것이다.



A씨는 대마 거래도 흡연 구역 근처에서 손쉽게 했다. 그는 종이에 발라져 있는 해쉬쉬 오일 약 2그램을 20만 원을 받고 팔았는데 거래가 발생한 곳은 그가 대마를 흡연한 관악구 대학12길 인근이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지나다니는 그 거리에서 마약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A씨의 취향은 대마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향정신성의약품인 메틸페니데이트 성분의 알약인 리탈린을 구매했고 집에서 투약했다. 특히 해당 약을 구매하는 과정에서도 제1금융권 계좌를 통해 돈을 입금하고 택배로 물품을 받는 등 비밀스러운 거래는 없었다. 인터넷으로 평범한 전자제품, 식품을 구입 하는 것처럼 불법 의약물이 거래된 것이다. 리탈린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알려져 있는 약물로 중독성의 위험이 있어 의사의 처방에 의해서만 판매가 돼야 한다.

법원은 A씨의 대범한 마약 관련 범죄에 대해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 재판부는 “마약류 범죄는 적발이 쉽지 않고 재범 위험성이 높아 개인은 물론 사회 전반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