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치러진 대선과 연방 상·하원 의회 투표 결과에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선거 결과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의 판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에서다. 이에 금융시장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해가며 셈법이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조금 더 긴 호흡을 두고 보면 과거 선거 결과가 주식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의회를 공화당이 장악하든 민주당이 싹쓸이를 하든 역사적으로 주식 시장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는 뜻이다. 정치 국면에 너무 과도하게 몰입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데이비드 켈리 JP모건 글로벌전략가는 “사람들이 투자에 있어 정치 중요성을 과대평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4일 미 경제전문매체 CNBC에 따르면 특정 정당의 상하원 쏠림 여부와 S&P500지수 상승 간에는 직접적인 인과 관계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매체가 분석한 LPL파이낸셜에 의하면 1950년부터 상원과 하원의 주도 정당이 다른 시기의 연 평균 주가 수익률은 17.2%를 기록했다. 반면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우위에 있을 경우 13.4%를 보였고, 민주당이 다수를 차지한 반대의 경우에는 10.7% 수준이었다. 즉 한 정당이 의회를 장악한다고 반드시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LPL파이낸셜의 라이언 데트릭 전략가는 “시장은 견제와 균형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민주당이 대통령을 차지하고 의회는 상하원은 각기 다른 정당이 차지했던 시기의 상승은 다소 더 컸다. CFRA가 1945년 이후 시장을 분석한 결과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되고 상원과 하원 각각 다른 정당이 차지한 때 S&P500지수가 13.6% 올라 오름폭이 가장 컸다. 대통령은 민주당이, 의회는 공화당이 장악한 경우 지수가 13.0% 뛰어 그 다음으로 높았다. 공화당이 대통령직과 의회 모두 장악했을 경우 주가는 12.9% 뛰었다. △민주당의 대통령 및 상하원 장악 9.8% △공화당 대통령 당선, 상하원 분리 5.2% △공화당 대통령·민주당 의회장악 4.9% 등의 순을 이뤘다.
다만 이 같은 수치에 과도하게 몰입하는 건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매체는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블루웨이브’가 현실화 될 경우 규제 강화 우려를 하지만 대선은 역사적으로 주식 가격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친 적이 거의 없다”고 썼다.
대신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주식시장은 상승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어느 쪽이든 간에 최소한 포트폴리오 전략의 90%는 동일할 것”이라며 “어느 경우든 이 당선인은 선거 결과가 주식의 강세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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