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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비밀리에 표 버려져"…바이든 "승리확신, 하나되자"

[2020 미국의 선택]

■표정 엇갈리는 양캠프

"격전지 개표과정 숨기고 있어"

트럼프측 음모론 제기하며 반발

"민주적 절차 뒤집기 위한 시도"

승기 잡은 바이든측은 '여유'





미국 대선 개표가 진행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측이 선거 과정을 문제 삼으며 무더기 소송전을 시작했다. 대선 전부터 결과에 불복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전을 본격화하면서 대선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소송과 함께 이 같은 움직임은 큰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도 내놓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패배를 인정할 수도 있다는 분석 역시 나온다.

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캠프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와 미시간주·조지아주에서는 개표 중단 소송을 내고 위스콘신주에서는 재검표를 요구했다. 트럼프 캠프는 성명에서 민주당 측에서 공화당 투표 참관인에게 개표 과정을 숨기고 있어 소송을 낸다고 밝혔다. 공화당이 투명하게 개표를 확인할 수 있을 때까지 잠정적 개표 중단도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예측되는 미시간주와 관련해 비밀리에 표가 버려졌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캠프 측이 문제 삼은 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에게 역전당했거나 두 후보의 격차가 크지 않은 곳으로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핵심지역이다. 트럼프 캠프의 저스틴 클라크 선거대책 부본부장은 “이런 핵심 주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의 완결성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미국민들에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의 소송 제기에 대해 해당 주와 민주당은 선거와 개표가 투명하게 진행됐다며 강력 반발했다. 민주당 소속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톰 울프 주지사는 소송에 대해 “민주적 절차를 뒤집기 위한 시도”라면서 “선거를 훼손하기 위한 어떤 시도에 대해서도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미시간주의 조슬린 벤슨 국무장관도 “모든 투표는 정확히 집계됐다”며 “트럼프 캠프의 소송은 경박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측 변호인인 마크 엘리어스는 트위터를 통해 “트럼프 캠프가 쓸모없는 소송을 남발하고 있다”며 “속지 말라. 그들(트럼프 캠프)도 자신들이 졌다는 것을 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판세를 뒤집기 위해 소송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우리 변호사들이 ‘의미 있는 접근’을 요구했지만 그래 봤자 무슨 소용이겠는가”라며 “우리 시스템의 진실성과 이번 대선은 이미 피해를 봤다. 이건 논의돼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패배를 직감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소송을 통해 막판 뒤집기를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승기를 잡은 바이든 후보는 승리를 언급하는 등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 체이스센터에서 연설을 통해 “대통령 당선에 필요한 270명의 선거인단에 도달하기에 충분한 주들에서 우리가 승리하고 있다는 것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개표가 끝나면 승리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민주주의와 미국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캠프의 소송을 의식한 듯 “모든 투표는 반드시 집계돼야 한다. 우리 국민은 침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후보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극심한 갈등을 겪은 국민에게 치유와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모든 국민을 위한 지도자가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나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통치할 것”이라며 “우리는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우리를 하나로 만드는 것은 우리를 갈라놓는 그 어떤 것보다 훨씬 강하다”고 말했다.
/박성규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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