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1,000만원이 넘는 고가 침대가 불티나게 팔려나가면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에도 고가 침대 매출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몬스는 올해 1~11월 객단가 1,000만원 이상 제품 구입 고객이 5,500팀으로 전년 보다 100% 급증했다고 밝혔다. 시몬스의 최고가 제품군인 2,000만원대 ‘뷰티레스트 블랙’ 매출은 같은 기간 90% 증가했다. ‘혼수침대’로 팔리는 킹 사이즈인 ‘윌리엄’ 제품도 매출이 130% 늘었다. 템퍼의 매트리스 가운데 퀸 사이즈 제품(기본 프레임 포함땐 700만원대) 판매도 전년 보다 20% 성장했다. 시몬스와 1~2위를 다투는 에이스침대는 올해 3·4분기 매출이 74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올해(1~11월) 프리미엄 침대 매출 신장률도 전년 대비 50% 증가했다. 이는 2019년(24.4%)과 2018년(22.6%)의 2배가 넘는다. 최고 1억이 넘는 해스텐스 침대나 바이스프링, 히프노스, 덕시아나 등 해외 고가침대 매출도 순풍을 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로 결혼식 등이 미뤄진 상황에서 대표적인 혼수용품으로 꼽히는 고가침대 매출이 급증한 것은 보복 소비의 전조라는 해석과 함께 소비 양극화의 전조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로 집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인테리어 교체 수요가 늘어난 데다 숙면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면서 고급침대 소비로 이어졌다는 관측도 있다. 침대업체의 고급화 전략도 한몫 했다. 내수시장이 포화되면서 침대 업체들이 고급화 전략에 치중해 가격을 올린 게 매출 급증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침대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재택 기간이 늘면서 침대교체 수요가 늘었고, 숙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고가침대 판매 호조에) 영향을 미쳤다”며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자동차나 침대, 가전 등 고가제품으로 발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상위 업체들의 고가 브랜드 전략이 침대시장의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대형 업체들은 고가 브랜드 전략으로 내수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매출이 늘어난 반면 영세 가구업체의 경영 상황은 갈수록 악화 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소비자들이 국내외 유명 브랜드 가구를 선호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영세 가구업체들은 대형 브랜드의 온·오프라인 마케팅을 따라 할 수 조차 없을 정도로 격차가 나 있다”고 지적했다. 침대시장의 양극화가 심화 되면서 내년 침대 브랜드들의 고급화 경쟁은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양종곤기자 ggm11@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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