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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트럼프가 깬 '협치내각 전통' 되살리나

악시오스 "상무장관에 공화당인사 검토"

휘트먼 전 HP CEO, 번스 전 제록스 CEO 등 재계 여성 거물들 거론

통합용 협치내각 전통 되살릴까

장기적 실효성 의문에 현실화 안될 수도

멕 휘트먼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UPI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바이든 당선인이 인지도가 높은 일부 공화당 인사들을 상무장관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통합’과 ‘하나의 미국’을 내건 입장에서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찍은 공화당 지지층도 끌어안겠다는 신호를 발신하는 차원에서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CEO) 출신의 멕 휘트먼과 같은 타입의 카드를 막판 저울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일찌감치 초당적인 ‘협치 내각’ 구성 의사를 밝힌 바 있어 내년 1월 20일 출범하게 될 행정부 첫 내각 인선 과정에서 ‘마지막 퍼즐’이라 할 수 있는 탕평인사가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바이든 팀은 공화당 출신을 상무장관으로 발탁하는 초당적 인선 카드가 갖게 될 정치적 이점에 대해 토론 중이라고 한다.

이 현안에 정통한 인사들은 공화당 출신 인사가 기용되지 않은 채 전원 민주당 출신들로 내각으로 귀결되는 방안도 여전히 전적으로 가능한 그림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바이든 당선인이 재계에 다가가는 중립적인 방안으로, 어설라 번스 전 제록스 CEO와 같은 비정치적 무당파 인사를 재계에 대한 행정부의 ‘특사’로 여겨지는 상무장관 자리에 선택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어설라 번스 전 제록스 CEO./EPA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14일 밤 ‘모든 미국 국민을 위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시 한번 공언했다. 앞서 그는 대선이 치러진 일주일 뒤인 지난달 10일 인선 계획을 밝히면서 “당선인으로서 그리고 대통령이 됐을 때 할 일 중 하나는 지명하고자 하는 내각 자리를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인사에게도 제안하는 것”이라며 초당적 내각 구성에 대한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공화당 인사를 영입하는 데 대한 민주당과 진보 진영의 비판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며 줄소송을 제기하고 있는데도 그를 전적으로 감싸고 있는 공화당의 본질적 정체성 변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휘트먼과 같은 일부 공화당 인사를 뽑는다고 해도 해당 인사가 신(新)공화당 지지층으로부터 ‘무늬만 공화당’ 내지 반역자로 간주될 것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2010년 공화당 소속으로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도전했던 휘트먼은 일찌감치 ‘전향’, 지난 2016년 대선 때 이미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를 지지한 데 이어 지난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도 화상으로 등장해 바이든 지지를 공개적으로 선언했다. 실제 바이든의 가까운 주변 인사들은 언론으로부터 우호적인 평가를 받는 단기적인 ‘반짝 효과’를 제외하면 공화당 인사 발탁에 따른 장기적 실익이 있는지에 대해 자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초당적 협치 내각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끊긴 미국 정치의 전통이기도 하다. 과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공화당 인사인 레이 라후드와 척 헤이글을 교통장관과 국방장관으로 각각 영입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초 초대 상무장관으로 공화당 소속인 저드 그레그 전 상원의원을 기용했으나 그레그 전 의원은 경기부양책 등 상무부가 추진하게 될 노선에 대한 견해차를 들어 반납한 바 있다.

조지 W.부시 전 대통령은 전임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에서 상무장관이었던 노먼 미네타 전 하원의원을 교통장관으로 임명했다. 일본계 이민 2세인 미네타 전 장관은 클린턴 대통령에 의해 미국 최초의 아시아계 각료로 발탁된 데 이어 민주당 각료에서 공화당 각료로 곧장 지명된 최초의 인물이라는 기록을 갖기도 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년간 민주당 출신 각료를 단 한 명도 배출하지 않았다. 다만 장녀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수석보좌관과 게리 콘 초대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과거 ‘등록 민주당원’이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러나 이번 대선 결과로 드러났듯 미국의 분열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 출신 인사를 1명 정도 발탁한다고 해도 친(親)트럼프나 공화당 진영으로부터 진정한 협치라는 평가를 받기는 힘든 실정이어서 ‘구색 맞추기’ 내지 ‘무늬만 탕평’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바이든 당선인과 그의 팀이 모든 이해관계 집단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긴 하지만, 일부의 격한 주장과 쪼그라든 의석수 등을 감안할 때 바이든 당선인이 공화당 인사를 내각에 합류시킬 여지가 사라질 수 있다고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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