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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서 '삼전피'까지… 신조어 속출한 2020년 증시

초보 투자자 주린이 (주식+어린이)

'기업 꿈의 크기' 값으로 평가 'PDR'

서학개미·남기락·따상 등도 유행

3월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 룸에서 한 직원이 증시 현황판을 보고 있다./권욱기자




올해 증시 주도 세력으로 개인 투자자가 부상하면서 신조어들도 대거 탄생했다. 웃음이 더해진 유행어의 사용으로 재산이 걸려 있어 자칫 경직되기 쉬운 주식시장의 긴장감을 덜어내는 한편 활력을 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시 활황을 알리는 동시에 올해 가장 빈번하게 사용된 신조어는 단연 ‘동학 개미’다. 지난 3월 폭락장에서 외국인 투자가가 내던지고 떠난 물량을 개인이 대거 쓸어 담은 상황을 외세(서학)와 봉건 잔재를 배척했던 ‘동학농민운동’에 빗대 나온 말이다. 이후 테슬라·애플 등 성장성이 높은 해외 미국 주식을 직접 구매하는 개인이 크게 늘어나면서 ‘서학 개미’라는 용어도 등장했다. 아울러 올해 봄께 폭락장에서 공포를 딛고 주식에 입문하는 신규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이들을 ‘주린이(주식+어린이)로 표현하기도 했다.

1,500대가 무너졌던 코스피가 기운을 차리자 향후 신경제의 중추 산업으로 꼽히며 ‘BBIG’라는 별칭을 가진 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 섹터에 자금이 쏟아졌다. 카카오·LG화학·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은 몸값이 연초 대비 두 배 수준으로 급등했고 전통적 지표인 주가수익비율(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의 설명력이 훼손됐다. 거품 논란에도 주가가 연일 신고점을 경신하자 꿈의 크기를 잣대로 가격을 평가해야 한다는 ‘PDR(Price to Dream Ratio)’이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처음에는 우스갯소리에 가까웠지만 10월 한국투자증권이 PDR을 개념적으로 정의하고 이를 도입한 보고서까지 내놓으며 이론적 개념으로 발전했다는 평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달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2차 부동산 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10월 양도세 부과 기준 하향이 논란이 되면서 등장한 ‘남기락’도 빼놓을 수 없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반대 여론을 뚫고 대주주 양도세 부과 기준 하향 입장을 고수하면서 투자자들이 양도세 부과 요건 강화 우려에 기인한 지수의 하락을 ‘남기락(홍남기+락(落))’이라고 칭하며 탄생했다.

이 밖에 중소형주는 소외됐지만 삼성전자가 반등하면서 지수가 2,800 선을 넘어서는 현상에 ‘삼전피(삼성전자+코스피)’라는 푸념 섞인 단어가 유행했으며, 공모주 열풍에 이전까지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던 ‘따상(상장 당일 주가가 시초가의 두 배를 형성한 뒤 상한가 도달)’, 떨어진 주가가 상승 반전한 것을 뜻하는 ‘이말올(이걸 말아 올리네)’, 테슬라의 기업 가치 상승에 대한 종교적 수준의 믿음을 말하는 ‘테슬람(테슬라+이슬람)’ 등도 올해 투자자들 사이에서 많이 거론됐다.
/이승배기자 ba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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