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출범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불과 4개월 만에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실패로 연일 확진자가 치솟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스가 총리는 취임 이후 첫 국회 시정연설에서 코로나19 극복을 강조하고 한차례 연기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의지까지 보이며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1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스가 총리는 이날 개원한 정기국회 시정 방침 연설에서 코로나19에 대해 “우선은 하루라도 빨리 수습하겠다”며 “국민의 협조를 얻으면서 이 싸움의 최전선에 서서 난국을 극복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수도권 등에 선포된 긴급사태에 대해서는 “(감염 확산이 가장 심각한) ‘4단계’에서 조속히 벗어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에 대응하는 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처벌·지원 규정 등을 마련하고 음식점 영업시간 단축 효과도 높일 방침이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는 “백신은 감염 대책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다음 달 하순까지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설명했다.
올림픽 개최에 대한 강한 의지도 드러냈다. 스가 총리는 “여름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인류가 코로나19를 이겨낸 증거이자 동일본대지진으로부터의 (일본의) 부흥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로 삼고 싶다”며 철저한 감염 대책을 통해 “전 세계에 희망과 용기를 줄 수 있는 대회를 실현하겠다는 결의로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고노 다로 일본 행정개혁담당상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에 대해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대회 준비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지만 이것(올림픽)은 둘 중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발언해 올림픽 취소 가능성이 대두된 바 있다.
다만 지난해 9월 출범 당시 70%대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던 스가 내각은 점차 지지를 잃는 양상이다. 이날 요미우리신문은 지난 15일부터 사흘간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93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스가 내각 지지율이 39%로 직전 조사(2020. 12. 26~27) 당시의 45% 대비 6%포인트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이전 조사 당시 43%에서 6%포인트 증가한 49%를 기록해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웃돌았다. 지난해 9월 16일 출범 직후 요미우리 여론조사에서 스가 내각 지지율은 74%에 달했다. 요미우리는 정부의 코로나19 대책에 대한 불만이 강하게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스가 총리가 고집하는 올림픽 개최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NHK가 9일부터 사흘간 1,278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개최해야 한다’는 의견은 16%로 지난해 12월 여론조사와 비교해 11%포인트 감소했다. ‘취소해야 한다’는 응답은 38%였으며 ‘더 연기해야 한다’는 39%에 달했다. 취소와 재연기를 원하는 응답이 전체의 77%를 차지한 셈이다. 교도통신이 9~10일 실시한 전국 전화 여론조사에서도 취소(35.3%)하거나 재연기(44.8%)해야 한다는 응답이 80%를 넘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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